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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슈타인즈_게이트:01장_4

1장 : 시간 도약의 파라노이아 (4)

메이드 : 잘 다녀오셨나요, 주인님♪
메이드 : 잘 다녀오셨나요, 주인님♪

- 『메이퀸+냥2』의 문을 열자, 두 명의 고양이귀 메이드가 웃는 얼굴로 마중을 나왔다.

마유리 : 아, 오카린이다―

- 그 중 한 명은 마유리였다. 이 녀석도 이 가게에서 『마유시― 냥냥』이라는 이름으로 일하고 있다. 그런 이유도 있고 해서 나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이 가게를 찾아오곤 한다. 단골… 이라고 할 수 있겠지, 나도. 참고로 다른 메이드 까페엔 가 본 적이 없다.

마유리 : 오카린, 다녀오셨냐옹.

- 다시 고개숙여 인사한 마유리는, 뭔가 생각난 것인지 흠칫했다.

마유리 : 저기, 저기 오카린, 마유시― 지금 생각난 건데, “오카린”은 “다녀오셨어요(오카에리)“하고 비슷해―♪

- 그런 건 됐어…

페이리스 : 쿄마, 잘 왔다냐옹. 편히 있다 가!

- 또 한 사람의 마중 나온 메이드, 페이리스 냥냥― 당연히 가명이다― 이 아래서 올려다보는 시선과 고양이스러운 포즈라는 콤보 공격으로 날 공격해 온다. 이 『메이퀸+냥2』의 인기 넘버 원 메이드이다. 마유리 이상의 로리스러움을 자랑하지만 실제 나이는 마유리하고 같은 모양이다.

페이리스 : 통이냥도 왔다냐옹. 기다리다 지쳤다냐옹.

- 통이가 끈질기게 이 가게에 드나들고 있는 건 이 페이리스가 목적이었다. 가끔 페이리스의 개인 블로그를 쳐다보면서 “페이리스 귀여워 페이리스” 같은 식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한다. 상당히 중증이다. 2차원인지 3차원인지, 어느 한 쪽만 선택하라고 항상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녀석은 전혀 듣지 않는다. 참고로 난 이 고양이 소녀가 좀 어렵다. 어째서 그런가 하면, “이길 것 같지가 않아서”다.

페이리스 : 오늘도 “기관” 타도를 위한 극비 회의냐옹?

린타로 : 아, 아아. 뭐 그렇지.

페이리스 : 페이리스도 끼워 줬음 한다냐옹~

린타로 : 관둬. 고양이귀 메이드가 대적할 수 있을 정도로 “기관”은 만만하지 않아.

페이리스 : 그렇지 않다냐옹. 페이리스에겐 “그 비오의”가 있다냐옹. 분명히 도움이 될 거다냐옹.

린타로 : 뭣이!? “그 비오의”, 드디어 익힌 건가!?

페이리스 : 그렇다냐옹… 기아나 고지에서의 수행을 견뎌 내고, 사부님의 죽음도 극복하고, 페이리스는 드디어… 손에 넣었다냐옹.

- 사부님은 대체 누구야… 페이리스한텐 내 진명인 호오인 쿄마라는 이름이나, “기관”에 대한 이야기 같은 걸 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이 녀석은 나 이상으로 그걸 즐기게 되어, 그 뒤로는 만날때마다 페이리스가 먼저 이런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참고로 페이리스가 말한 “그 비오의” 같은 건 오늘 처음 듣는 이야기다.

페이리스 : 그러니까 쿄마, 약속한 대로 페이리스도 “정령 회의”에 참가시켜 줬으면 한다냐옹.

- 으… 금새 페이리스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맞장구를 쳐 주면 30분 정도는 놔주지 않는다.

린타로 : 너, “생츄어리(성역)“에 가겠다는 거냐!? 안 돼. 아무리 비오의를 얻었다고는 해도 그 장소는 너한테 아직 너무 일러.

페이리스 : 그럴 수가! 약속했잖냐옹! 그런데도 쿄마는 기대를 배신하겠다는 거냐옹!? 그리고, 그 장소엔 페이리스의 오빠가…

- 없잖아. 랄까 정령 회의라는 건 뭐야!? 페이리스는 진짜로 눈물 젖은 눈으로 날 쳐다봤다. 연기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기가 죽는다. 이 녀석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내가 딴지를 걸어야 하는 입장이 된다. 그게 정말이지 죽을 지경이다. 그리고 대화 주도권을 페이리스한테 빼앗기게 되어, 결국 항상 이 녀석의 망상을 듣게 되는 것이다. 애당초 이런 짓은 좀 작작 했으면 하는데. 나하고 페이리스의 이야기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뭐냐하면, 내 말은 모두 다 “진실”임에 반해 페이리스의 말은 모두 “망상”이며 “설정”이란 것이다! 그 망상에, 난 항상 휘둘리고 만다. 그래서 “이길 것 같지가 않은” 것이다.

마유리 : 저기,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유시―도 생츄어리라는 데 가고 싶은데―?

- 우와, 무사태평 소녀까지 참가했다. 이렇게 되면 더욱 카오스 상태가 된다. 억지로라도 대화를 끝내야 해.

린타로 : 안 와도 돼. 이 이야긴 이제 끝이다.

마유리 : 어엇―

페이리스 : 쿄마, 너무하다냐옹!

마유리 : 맞아― 마유시―도 페리스도 안 된다니, 오카린은 너무 쌀쌀맞다고 생각해요.

린타로 : …페리스라는 건 누구야?

마유리 : 페리스는 페리스지― 그치―?

페이리스 : 그치―

- 마유리와 페이리스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서 웃음을 지었다. 설마 페이리스를 말하는 건가? 실은 페리스가 진짜 이름이고, 페이리스라고 생각하고 있던 내가 틀린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을 때―

마유리 : 저기, 마유시―는 발음하기 어려워서, 페리스라고 짧게 부르고 있어―♪

린타로 : 뭐야, 그런 건가.

페이리스 : 어쩐지 여학교 같은 느낌이라, 그것도 나쁘지 않다냐옹.

- 그건 그렇다 치고,

린타로 : 됐으니까 빨랑 안내해 줘. 난 언제까지 여기 서 있어야 하는 거지.

페이리스 : 냐하하, 미안하다냐옹. 주인님, 안내입니다냐~옹♪ 마유시― 안내 잘 부탁해냥냥.

마유리 : 맡겨줘냥냥♪

- 『메이퀸+냥2』의 고양이귀 메이드는 어느 정도는 말 끝에 “냐옹”을 붙여야만 한다는 의무사항이 있다. 마유리가 내 손을 붙잡고 가게 안으로 이끌었다. 안내를 할 때 손을 잡아 주는 건 마유시― 냥냥 뿐이라고 한다. 아마 이 녀석은 별달리 아무런 계산이나 생각도 없이 하고 있는 거겠지만, 이런 일을 자연스럽게 하기 때문에 이 메이드 까페에서는 페이리스 다음 가는 인기인 모양이다. 통이가 있는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가게에 손님은 한 60% 정도 들어차 있었다. 『메이퀸+냥2』은 아키바의 메이드 까페 중에서는 중견 정도 되는 위치에 있다. 페이리스나 다른 사람의 옷차림에서도 알 수 있듯, 메이드 까페라기보단 코스프레 까페에 가깝다. 더군다나, 고양이귀 메이드 + 냐옹어라는 조합은 확실히 다른 메이드 까페보다도 초심자에겐 문턱이 높았다. 그리고 또 한편으론 메이드 까페 매니아가 보더라도 고양이귀에 대한 찬반 양론이 있어서,

- “고양이귀 장비라는 건 메이드가 아냐!”

- “고양이귀 + 메이드면 파괴력 2배잖아!”

- 라는 두 가지 의견이 정면 대립하곤 한다. 이 가게는 아키바에 여럿 있는 메이드 까페 중에서는 고참에 속하지만, 미디어에 노출된 적은 별로 없기 때문에 굳이 말하자면 좀 수수한 인상이었다. 참고로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건 모두 통이의 의견이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몇 번이고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나도 이젠 완전히 외우고 말았다.

마유리 : 통이, 오카린이 왔어냐옹.

이타루 : 레알 너무 늦었어.

- 반대편에 앉은 내게, 통이는 시선을 주지도 않았다. 입을 내밀고 있다. 아무래도 기분 상한 모양이었다.

이타루 : 그러면 지금 페이리스땅하고 무슨 이야길 했는지 자세히 좀.

린타로 : …듣고 싶나? 어차피 통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라 생각하는데.

- 랄까, 나도 거의 이해할 수 없었다… 실질적으로 망상 폭발이었던 거고.

이타루 : 아, 그쪽 관련 이야기냐… 페이리스땅하고 오카린의 대화는 일반 오덕으로선 따라갈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한단 말야. 아우라 같은 게 뿜어져 나온달까? 두 사람이서 고유결계를 만들다니! 용서 못 해, 절대로!

마유리 : 페리스도 오카린이 맘에 드는 것 같다냐옹― 가게 애들, 가게에 오는 주인님을 모두 포함해서 페리스의 이야기를 쫓아갈 수 있는 건 오카린 뿐이다냐옹.

- 나도 실제론 쫓아가지 못하는데 말이지.

이타루 : 그런 오카린을 질투한다능! 열폭이라능!

린타로 : 훗, 거짓으로 덧칠된 여자 따위엔 흥미가 없다.

이타루 : 네가 할 소리가 아냐 쓰레드는 여기입니까.

린타로 : 닥쳐라, 바람둥이가! 2차원의 아내들이 울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느냐.

이타루 : 으헉, 아픈 델 찌르는구먼…

- 통이는 과장스런 포즈로 가슴을 부여잡고 테이블에 엎어졌다. 그 테이블에 마유리가 놓아둔 냉수를 한 모금 마셨다.

마유리 : 그럼 주인님, 주문은 결정하셨냐옹―?

린타로 : 오무라이스. 그리고 핫 커피. 블랙으로.

마유리 : 알겠습니다냐옹♪

- 주문을 받은 마유리는 늘어서 있는 테이블 사이를 헤엄치듯 휘청거리며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험해 보인다.

이타루 : 그래서 나한테 무슨 용무인데?

- 통이가 엎어진 채로 물었다. 맞아, 지압사나 고양이녀를 상대한다고 본래 목적을 잊어버릴 뻔 했다.

이타루 : 앞으로 1시간 정도 있다가 랩에 갈 참이었는데.

린타로 : 내밀하게 긴급한 이야기가 있어서 말야.

- 나는 테이블에 몸을 내밀고, 눈만 돌려서 주위 상태를 살폈다.

린타로 : 존 티토라고 알고 있지?

이타루 : …존 티토? 누구야?

린타로 : 미국에서 10년 정도 전에 나타났던, 자칭 미래인. 너하고 예전에 그 녀석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타루 : 또 오카린이 항상 하는 그 “설정”?

린타로 : 설정이라고 하지 마! 내가 하는 말은 모두 진실이다!

이타루 : 하아, 귀차니즘 발동. 뭐, 그럼 맞장구는 쳐 주겠지만… 그 티토라는 녀석이 미래인이라고 하는 출처는?

린타로 : 잠깐, 왜 그런 식으로 처음 듣는 것 같은 소릴 하지?

이타루 : 실제로 처음 듣는 거니까.

린타로 : 잊어먹은 게 아니라?

이타루 : 자신은 없긴 하지만.

린타로 : 일본에도 그 녀석에 대한 책이 나와 있는데.

이타루 : 그 책을 보여주면 생각이 날 지도.

린타로 : 정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거야?

이타루 : 사람의 기억력이란 건 꽤나 애매하잖아. 디지탈하고 다르게.

린타로 : ……

- 역시 이상하다. 그런 한 편 명확하게 “이상하다”라고 할 정도의 근거도 없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존 티토에 대해서 통이하고 이야기를 한 기억이 있다. 그건 잡담 정도였으니까 통이가 완전히 까먹었을 수도 있다. 통이는 상당한 인터넷 중독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의 정보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흥미 없는 주제는 보지 않으면 그만이다. 통이가 존 티토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조사해 봤을 보장은 없다. 지금 여기서 본인이 “처음 듣는다”고 할 정도니까 조사해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잘못된 건 내 기억 쪽인가, 주위 기억 쪽인가.

린타로 : 그럼 『IBN 5100』이라는 건?

이타루 : 헤에, 오카린이 그런 PC를 알고 있다니. 짱인데.

린타로 : 알고 있는 거지?

이타루 : IBN이 1975년에 발매한 모델이잖아.

- 그래. 존 티토도 @채널에 그렇게 썼었다. 그래서 티토는 처음에는 1975년으로 타임 트래벌을 하고서, IBN 5100을 손에 넣은 후에 1998년으로 도약한 모양이었다.

린타로 : 어떤 PC지?

이타루 : 엄청나게 비싼 PC, 랄까나. 여명기였으니까 엄청나게 비싸서 개인은 손도 못 댔었다는 모양이야. IBN의 독자적 기술이 가득 담긴, 그 당시 치고는 꽤나 우수한 PC였지만 말이지. IBN은 6년 뒤인 1981년에 『IBN PC』라는 대히트 시리즈를 발매해서 이쪽이 훨 유명해. 랄까, 나도 IBN 5100에 대한 지식은 인터넷 Wiki를 본 적이 있는 정도야.

린타로 : 그게 현재 아키바에 있다고 하는 도시전설을 들은 적은?

이타루 : 응응, 있어 그거. 1개월 정도 전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었지. 그래서 그 소문을 들은 @채널의 본좌가 아키바의 모든 가게를 찾아다녔던 모양이야. 『프레파라』의 친구 중에 게지네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중심이 되어서 말이지. 그 『질풍신뢰 나이트하르트』까지 출장했던 모양이지만 결국 발견하진 못했다고 하더라.

린타로 : 그럼 도시전설은 구라였다는 건가?

이타루 : 글쎄, 모르지. 아키바에는 어둠의 가게가 꽤나 많이 있으니까. 의외로 어딘가 수상한 가게에서 굴러다니고 있을지도 모르지.

린타로 : 흠, 그렇군.

- 핸드폰이 진동하며 소리를 냈다. 그건 3초 정도 후에 끊어졌다. 아무래도 메일인 모양이다. 그거라면 언제든지 체크할 수는 있다. 지금은 통이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메일을 체크하는 건 나중에 해도 문제 없다고 하면 문제 없다.

린타로 : 그래서, 하나 확인하고 싶은데―

- 나는 다시 한 번 눈만 움직여서 주위를 확인한 후에 통이 쪽으로 몸을 내밀었다.

린타로 : IBN 5100은 세계 멸망의 방아쇠가 되는 아이템이지?

이타루 : 무슨 소리야. 방아쇠가 될 리도 없고 세계 멸망도 안 한다니까.

페이리스 : 뭐다냐옹~? 세계가 멸망한다는 거냐옹?

- 페이리스가 오무라이스를 가지고 왔다. 실로 상쾌한 몸놀림이었다. 고양이스러운 포즈를 잡으면서도 한 손으로 받쳐 들고 있는 스테인레스 쟁반의 균형도 맞추고 있었다. 냥냥 하는 말투도 그렇지만, 페이리스를 보면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페이리스 : 주인님, 기다리셨습니다냐옹♪ 오무라이스냐옹~

- 테이블 위에 오무라이스를 놓고서, 고양이녀는 케챱을 앞치마의 주머니에서 꺼내들었다. 그걸 써서, 아무 것도 뿌려져 있지 않은 오무라이스의 노란 캔버스에 『이 세계가 위험해!』하고 붉은 문자로 써 넣어주시고말았다.

페이리스 : 세계 멸망 전에, 어서 드세요♪

이타루 : 우옷, 『이 세계가 위험해!』라니 흥한다! 페이리스땅의 귀여운 글씨에, 나도 위험해!

- 통이는 정신줄을 놓았다. 좀 진정해라, 하고 눈짓을 해 보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나는 케챱 문자를, 냉정하게 숟가락으로 문질러 지워 버렸다.

이타루 : 아아… 아까워라…

- 어차피 먹어 버릴 거니까 아까울 거 있나.

페이리스 : 통이냥, 통이냥, 『페이리스컵』에 대해선 생각해 봤냐옹?

이타루 : 아, 물론! 저도 참가합니다.

린타로 : 페이리스컵? 뭐야 그건?

- 오무라이스를 파헤치며 묻자,

페이리스 : 다음 일요일에 이 가게에서 『라이넷』 대회를 한다냐옹!

- 페이리스는 무척이나 기뻐하며 그 자리에서 깡총 하고 가볍게 뛰었다. 사람이 밥을 먹고 있는데 눈 앞에서 뛰진 말았으면 하는데 말이지.

페이리스 : 페이리스는 그 진행자이자 실행 위원장, 즉 주최자다냐옹. 괜찮다면 쿄마도 참가해라냥! 참가비는 음료수 제공을 포함해서 1000엔. 페이리스에게 이긴 사람은 그 상품으로 직접 요리를 만들어 줄 거다냐옹.

이타루 : 무리임. 오카린은 『라이넷』은 잘 모르니까.

페이리스 : 냐옹―? 재미있는데.

린타로 : 됐어. 난…

- 나는 오무라이스를 입으로 가져가는 걸 멈추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린타로 : 『라이넷 액세스 배틀러즈』라…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챔피언이었던 그 녀석이 떠오르는군… 그 뒤로 벌써 2년이나 되었나… 아니, 아무 것도 아냐. 지금 그건 잊어 줘.

페이리스 : 냐옹? 엄청 의미심장한 태도였다냐옹! 그 녀석, 이란 건 누구냐옹?

이타루 : 아마 존재하지 않는 사람일 걸? 『라이넷』 공식 대회가 시작된 건 1년 전 정도니까.

린타로 : ……

페이리스 : 쿄마, “그 사람”을 아직 잊지 못하고 있는 거냐옹?

린타로 : 하아?

페이리스 : 확실히 그 시절, “그 사람”… 페이리스의 오빠와 쿄마는 정말 사이가 좋아서, 페이리스도 질투할 정도였다냐옹.

- 큭, 실수다. 내 이야기를 멋대로 “빼앗아갔다”…! 나는 한 번도, “그 녀석”이 페이리스의 오빠라고 한 적이 없는데! 랄까, 페이리스한테 형제자매가 있는지 어떤지조차 모르는데! 페이리스 앞에서 이런 이야길 해선 안 되는 거였어!

페이리스 : 하지만 이젠 추억에만 잠겨 있는 건 그만둬라냥!

- 가게 안에 다 퍼질 정도로 큰 목소리로 외치고선, 팍 하고 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페이리스 : 페이리스는 괴로워도… 괴롭기 때문에라도, 오빠의 유지를 이어받아, “라이네터”가 된 거다냐옹! 기억하고 있냐옹? 오빠가 항상 하던 말. “언젠가 라이넷으로 세계에 평화를 가져오자”라던―

린타로 : 페이리스, 커피 좀 가져다 줘.

페이리스 : 냐옹?

- 오무라이스를 비운 접시를 페이리스에게 내밀었다. 식사는 서둘러 먹는다. 오랫동안 “기관”에 쫓기다 보니 자연스레 몸에 익은 습관이다. 슬로우 푸드 같은 건 엿이나 먹으라지.

페이리스 : 알겠습니다냐옹~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페이리스는 그릇을 받아 들고 냥냥거리며 카운터로 돌아갔다. 휴우, 저대로 놔뒀다간 10분 이상 망상을 상대해 줄 뻔 했어.

이타루 : 페이리스땅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실력파 “라이네터”야.

- 통이가 쓰게 웃으며 설명해줬다.

이타루 : 비공식 시합에서는 400전 무패라구.

린타로 : 힉슨 그레이시냐.

- 난 딴지를 걸었지만 통이는 듣지도 않았다.

이타루 : 페이리스땅이 공식 시합에 나가지 않는 건 아쉬워. 나가면 틀림없이 우승인데.

린타로 : 왜 나가지 않는 건데?

이타루 : 이 가게의 주인님을 제일 먼저 챙기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 가게에 폐를 끼치면서까지 대회에 나가지 않겠다는 자세랄까? 메이드의 귀감이야, 레알. 그리고 마유씨하고 나이도 같으니까 학교도 가야 해서 그런 거겠지.

린타로 : 가게에 폐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면서 『페이리스컵』 같은 걸 가게에서 열어?

이타루 : 사소한 건 어찌됐든 좋아! 어쨌든 페이리스땅은 귀여워. 귀여운 건 정의. 고양이귀 로리 메이드는 최고. 성적인 의미로. 그걸로 굿잡.

린타로 : 넌 결국 2차원 파냐, 3차원 파냐, 어느 쪽이야?

이타루 : 굳이 말하라면, 양다리지.

린타로 : 여러 가지로 프리덤하군, 통이는.

이타루 : 그런 소리 자주 듣습니다, ㅈㅅ.

- 보통 때엔 의욕이 없으면서도 이럴 때만은 아주 활기가 넘친다. 랩에서 활동할 때에도 이런 정열을 보여 줬으면 하는데 말이지.

- 페이리스하고 더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통이의 등을 떠밀어 랩으로 돌아와 보니, 짜증이 치밀어 오를 정도로 열기에 가득차 있었다. 서둘러 창문을 전부 열었다. 약간 바람이 들어오긴 했지만 거의 효과는 없었다. 선풍기를 “강”으로 스위치를 넣어, 내 앞에 가져다 놨다. 에어콘 놓고싶다… 하고 생각하며 난 PC를 켰다.

- 이 PC는 랩 공유물이다. 요즘 시대임에도 CRT를 쓰고 있는 것 때문에 겉보기에는 무척이나 오래되어 보인다. 하지만 PC 매니아인 통이가 여러 가지 부품을 사 와서 개조했기 때문에 내부는 상당히 엄청난 게 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뭐, 내가 PC로 하는 일이라면 미래 가젯 연구소 홈페이지 갱신, 메일 체크, 뉴스 사이트 돌기, 그리고 @채널을 가끔 보는 것 정도지만. 좀 전의 그 티토는 아직 강림해 있을까나.

229 : JOHN TITOR◆f8VuYnoyWU : 2010/07/29(목) 15:04:29 ID:4Co5c6io0
타임머신의 구조에 대해서, 여러분도 많이 흥미가 있으신 것 같군요. 물론 가르쳐 드릴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현대 기술로는 아마도 재현하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특히 일부 구조는 SERN이 2034년에 완성시킬 때까지 기다려야만 합니다. 타임트래벌은 중력을 바꾸는 것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쌍둥이 패러독스를 응용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시간을 역행할 수는 없습니다.

230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05:04 ID:b6ohLRKP0
아직도 있잖아 이 사기꾼 새퀴. 짜증나니까 빨랑 꺼져라

231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05:13 ID:K3Vie+Ed0
중력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중이병 분이시군요. 알겠습니다.

232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05:57 ID:twA9Im/80
쌍둥이 패러독스라는 건 우라시마 효과 말하는 거 아닌가요? 그건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는 것뿐이고, 과거로 갈 순 없었을 텐데요.

233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06:11 ID:XCOI4WFG0
타임머신 구조 같은 건 관심 없으니까 주가 정보나 가르쳐 줘

234 : 호오인 쿄마 : 2010/07/29(목) 15:06:39 ID:1Kz7Z7Sn0
»229
티플러 실린더하고 커 블랙홀을 쓰는 거겠지? 역시 10년 전에 나타났을 때하고 완전히 똑같군! 그리고 네가 타고 온 타임머신은 1970년에 제작된 시볼에다! 난 모두 다 알고 있어!

235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07:01 ID:sjCZ8ysE0
»229
사실 전 호모임 ANG? 까진 알아듣겠음.

236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07:23 ID:Lqjl70ls0
»232
쌍둥이 패러독스하고 우라시마 효과는 다른 거라구, 상식적으로.

237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07:50 ID:2xDTmiuL0
타임트래벌렄ㅋㅋㅋㅋ 존 타이텈ㅋㅋㅋㅋ

238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08:35 ID:5rtMan8S0
»234
시볼에는 미국 차잖아? 할 거면 독일 차로 하라구 BMB라든가 ㅋ

264 : 발오반과 에네르기파 : 2010/07/29(목) 15:19:38 ID:OWM1H5LT0
»234
티플러 실린더라는 건 티플러 머신 말하는 거야? 여병추ㅋㅋ
티플러 머신은 이론상 「지름 10km, 길이 100km, 태양하고 같은 질량의 원기둥」을 초속 2500회전 시키지 않으면 타임머신으로 만들 수 없다궄ㅋㅋ 시볼에에 그딴 걸 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게다가 티플러 머신은 실린더가 만들어진 시점에서보다 과거로 이동할 수 없다구.
랄까, 망상 ㄳ. 아무도 네 헛소리 같은 건 안 물어봤어. 티토가 대답하길 기다리고 있는데 뭐야 이 ㅄ은.

265 : JOHNTITOR◆f8VuYnoyWU : 2010/07/29(목) 15:20:29 ID:4Co5c6io0
이거 놀랍군요. 제 타임머신은 이미 이 시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건가요? 10년 전에 나타났다, 라는 건 제 이야기입니까? 그렇다면 호오인 코마는 다른 세계선에서 절 본 적이 있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적어도 전 아직 2000년에는 간 적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회전하는 블랙홀에는 티플러 실린더와 마찬가지인 타임트래벌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커 블랙홀에 대한 건 펜로즈 다이어그램이나 티플러의 계산을 보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커 블랙홀을 2개 생성해서 타임트래벌을 수행합니다.

266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21:06 ID:g0EVX39A0
일본어로 오케

267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22:26 ID:gigiR1Hh0
티토가 10년 전에도 나타났다는 게 레알임? 출처는?

268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23:17 ID:K483z8/c0
커 블랙홀이니 펜로즈 다이어라는 게 뭥미? 슴가를 예로 들어서 설명해 주셈 에로한 분들!

269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24:22 ID:idGzF8qB0
어쨌든 천엔 줄 테니까 타임머신 태워줘. 그 이상은 한푼도 더 낼 수 없다구!

270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24:45 ID:0cc0yP/Q0
»268
호오님하의 망상이군욬ㅋㅋ 레알 돋네ㅋ

271 : 발오반과 에네르기파 : 2010/07/29(목) 15:25:34 ID:OWM1H5LT0
뭥밐ㅋㅋ 저걸 부정하지 않다닝ㅋㅋ 호오인같은 등1신의 떡밥을 물다니 조낸 어리버리한뎈ㅋ
커 블랙홀로 타임트래벌하는 건 이론적으론 확실히 가능하지만 문제가 있졍.
1. 어떻게 블랙홀을 회전시키나? 설마 스스로 회전하는 블랙홀을 발견할 때까지 기다린단 소린 하지 않겠지?
2. 커 블랙홀 안에 있는 미크로 특이점을 어떻게 통과할 셈이지? 시볼에가 그런 엄청난 중력에 견딜 리가 없는데

272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26:00 ID:jPm+uqab0
존 님하는 왜 그렇게 설명을 쬐끔씩만 해여? 바보인가여? 죽을래여?

273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26:08 ID:ZPjtoV5f0
주가정보 아직임? (・∀ ・)つ/凵⌒☆띠링

274 : 호오인 쿄마 : 2010/07/29(목) 15:26:54 ID:1Kz7Z7Sn0
이건 내 망상 같은 게 아니다. 분명 10년 전에 티토 자신이 말했던 거다. 책도 나와 있어. 진보쵸의 헌 책방을 찾아봐라. 시볼에에는 중력을 왜곡시키는 장치가 실려 있을 거다. 그것도 10년 전에 티토가 말했었어.

312 : JOHNTITOR◆f8VuYnoyWU : 2010/07/29(목) 15:37:55 ID:4Co5c6io0
예, 중력 왜곡 장치는 실려 있습니다. 제 타임머신은 SERN에서 만든 게 아니라 그걸 참고해서 만든 독자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 중력 왜곡 장치는 약간 불안정합니다. 이 장치를 가지고 미크로 특이점을 발생시키거나 통과할 때 중력 조절을 합니다. 미크로 특이점에 전자를 주입하여 그걸 가능케 합니다. 전자 주입이 이루어지면 특이점은 초고속 회전을 시작하여 국소 중력 사인파가 발생합니다. 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기법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커 블랙홀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SERN이 2010년 시점에서 블랙홀 생성 실험을 하고 있다는 건 여러분도 모두 아실 겁니다.

313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38:28 ID:lofLpstv0
글이 길어 짱나!!1!1!

314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38:42 ID:C7QwgBSS0
아무렇지도 않게 불안정하다니, 그거 위험한 거 아냐?

315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5:39:31 ID:BrrQolR00
이봐 블랙홀 같은 걸 만들면 지구가 먹히고 끝났다 (^o^)/
티토는 전 인류를 학살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구 그 자체를 우주에서 없앨 모양이로군! 그냥 나가 죽어라!

316 : 발오반과 에네르기파 : 2010/07/29(목) 15:40:27 ID:OWM1H5LT0
설명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설명 못 하는 거겠지 ㅋ 이동하는 장소는 어떻게 지정하는데? 지구는 항상 우주공간을 움직이고 있다구.
ps. 티토 = 호오인 가설도 한 번 제시해 봐야겠넹ㅋㅋ

379 : JOHNTITOR◆f8VuYnoyWU : 2010/07/29(목) 16:01:20 ID:4Co5c6io0
이동하는 좌표 지정은 VGL로 합니다. Valuable Gravity Lock 시스템. 일본어로 하면 가변 중력 락 시스템 정도 되겠군요. 중력 왜곡 장치하고 일체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건 도착 예정 지점의 국소 중력을 읽어들여서 티플러 사인파를 그 장소에 묶어 두는 역할을 합니다. 지구 중력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지구가 있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4개의 세슘 시계가 가진 광학 시스템을 이용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오차는 극도로 미미합니다.

380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6:02:03 ID:0SrrA5ca0
호오잉인가 하는 고정닉 잉여는 뭥미? 10년 전에 티토가 나타났었다니 그딴 거 들은 적도 없는데 ㅋㅋ

381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6:02:09 ID:YKFYUVjG0
뭐야 티토 새퀴가 싸지른 똥 때문에 우주가 위험해

382 : 호오인 쿄마 : 2010/07/29(목) 16:04:15 ID:1Kz7Z7Sn0
그래, 그런 이야기가 책에도 쓰여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건 결국 그 책의 내용을 카피&페이스트 하고 있는 것뿐이라 티토 본인이 아니라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지.

383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29(목) 16:05:01 ID:yiNxM5tq0
존땅은 모에캐릭터라능. 내 신부라능. 반론은 인정한다능.

384 : 발오반과 에네르기파 : 2010/07/29(목) 16:05:41 ID:OWM1H5LT0
뭔가 들으면 들을수록 실망이네… 결국 뭐 하나 구체적이지 않아. 열심히 그럴싸해 보이도록 노력하는 건 인정하겠지만 허접한 건 별 수 없구먼.

- 이런, 계속 @채널을 보고 있을 때가 아니지. 어제서부터 쌓여 있는 문제에 착수해야겠어. 전화렌지(가칭). 이제 좀 이 녀석이 가진 수수께끼의 기능을 해명하고 싶군. 통이한텐 전부터 전화렌지(가칭)에다가 PC를 연결해 달라고 부탁해 놨다. 그 세팅은 어제 끝났다고 하고, 지금 개발실에서 배선을 연결하고 있는 중이었다.

린타로 : 이봐, 통이. 어째서 X68000이지?

- 무엇보다도 20년 이상 된 기계다. 스펙은 당연하게도 엄청나게 낮을 텐데.

이타루 : 남자의 로망이라는 거지, 상식적으로.

린타로 : 주인공이 일본인인데도 오드아이인 이유 같은 건가.

이타루 : 전혀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린타로 : 로망이지.

이타루 : 로망이라면 별 수 없군. 어차피 지금 랩에 다른 쓸 만한 PC가 없었거든.

린타로 : 네가 가진 최신 PC는?

이타루 :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이런 정체 불명인 물건하고 연결해서, 만일 동작이라도 느려지면 어쩌라구.

- 지멋대로로군. 랄까, 전화렌지(가칭)는 우리가 만들었으니까 “정체 불명”이라고 하는 건 좀 그런데.

이타루 : 그러고 보니 젤리화에 대해서 조사해 봤어?

린타로 : 그래, 오늘 아침에 대학에 갔다왔어.

- 바나나는 어째서 젤리 상태가 되었는가, 그게 어떤 상태인지를 조사하기 위해서 여름 방학 중인 대학에 갔던 것이다.

린타로 : 현미경으로 조사해 봤는데, 분자 레벨로 망가져 있었어.

이타루 : 망가졌다고?

린타로 : 상전이라든가 그런 수준이 아니었어. 바나나가 아닌 뭔가가 되어 있었어…

이타루 : 썩었을 가능성은… 없나. 2분 동안 렌지에 넣고 돌렸는데 썩을 리도 없으니.

린타로 : …프랙탈 구조가 떠올랐어.

이타루 : 멩거의 스폰지 말인가?

린타로 : 그래. 바나나에다가 프랙탈 도형처럼 생긴 구멍을 나노 레벨로 무한히 많이 뚫은 듯한 느낌이랄까.

이타루 : 뭔가 위험하지 않아?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나.

린타로 : …나한테 한 가지 가설이 있어.

- 애간장을 태우듯, 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 통이가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린타로 : 전자렌지가 가진 전자기파의 영향, 이라는 가설이야.

이타루 : 뭐, 그건 무슨―

린타로 : 내 추측이 올바르다면 전화렌지(가칭)는 엄청난 살상 병기가 되겠지. 군사용으로 용도전환을 하면 전쟁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 거야. 쿡쿡쿡.

- 악역스럽게 입술을 일그러뜨려 봤다. 그러고서 핸드폰을 꺼내 들고 귀에 가져다 댔다.

린타로 : …나다. 계획은 제 2단계로 들어갔다. …그래. 이제 곧 그 놈들도 깨닫게 되겠지. 그랜드 저지먼트(심판의 날)가 가깝다는 것을. 모든 것은 슈타인즈 게이트의 의지이며, 인류는 거기에 저항할 수 없을 거다. 엘 프사이 콩그루.

이타루 : 요정하고 이야기하고 있지 마― 접속 끝났어.

- 요정 따위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정체를 밝히는 것은 배반 행위였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관”보다도 힘든 상대를 적으로 돌리게 된다.

- 전화렌지(가칭)는 배선에 둘러싸여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PC를 연결했다곤 하지만 “마개조”에 가깝다. 할 수 있게 된 거라면, 업무용 터미널 모드를 PC로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거하고 렌지의 기동 상태를 감시할 수 있게 된 것 정도이다.

이타루 : 그럼 어떻게 할래?

린타로 : 바나나는 준비해 뒀다.

- 좀 전에 『메이퀸+냥2』을 나설 때 마유리한테 “바나나를 사 줘”하고 부탁했다. 물론 비용은 마유리가 내고. 그야말로 부리기 쉬운 여자다. 사람이 너무 좋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도 없고 뇌에 주름도 없는 바보거나 둘 중 하나다. 나한테 바나나를 사 주면 100% 실험에 사용될 거라는 것을 예상조차 못 하는 모양이었다. 뭐, 그런 연유로 전화렌지(가칭) 안에 바나나를 한 송이 넣었다.

이타루 : 통째로 쓰면 또 마유씨가 풀죽을 텐데? 그거 마유씨 돈으로 산 거잖아?

린타로 : 그 녀석이 제공한 연구비야.

이타루 : 애당초 통째로 전부 쓸 필요도 없잖아. 하나면 충분해, 하나면.

- 통이는 송이에서 뜯어낸 바나나 한 개를 전화렌지(가칭) 안에 다시 집어넣었다.

린타로 : 실험에 쓰는 돈을 아까워해서야 세계의 지배 구조를 바꾸지 못해.

이타루 : 바꾸고 싶어하는 건 오카린 뿐이잖여.

- 랩에 돌아오자마자 의욕이 사라지다니. 이 녀석은 너무 기분파다.

이타루 : 자, 빨리 핸드폰으로 타이머를 입력 부탁.

- 전화 완료. 곧바로 이어졌다.

목소리 : R, E, N, G. 저는 전화렌지(가칭)입니다.

- 마유시― 음성 안내가 시작된다.

목소리 : 여기서는 타이머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 버튼을 누른 후에 데우고 싶은 초 만큼 입력해 주세요.

린타로 : 마유시― 음성 안내에 건너뛰기 기능을 넣어 둘 걸 그랬어. 이걸 기다리고 있자니 열받네.

목소리 : 예를 들어, 1분이라면 『#60』, 2분이라면 『#120』… 입니다.

- 드디어 음성 안내 완료. 『120#』이라고 입력하자.

- 120#

- 입력 완료. 전화렌지(가칭) 안의 턴테이블이 일반적인 것하곤 반대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린타로 : 2분은 꽤나 길구나…

- 사실 특별히 2분에 집착할 필요는 없었지만, 처음 마유리가 이 냉동(?) 기능을 발견했을 때 타이머를 2분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그걸 재현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60초나 180초로 실험도 해 봤다. 짧으면 짧을수록 냉동은 어정쩡하게 되거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반대로 길면 길수록 변화도 커졌다.

이타루 : 근데 말야, 레알 전자기파 때문이라면 우리 세포 같은 것도 망가지지 않을까?

- 심심했던 건지 통이가 이제와서 그런 의견을 이야기했다.

린타로 : 넌 전화렌지(가칭) 안에 들어가서 작동시켜 본 적이라도 있어?

이타루 : 애시당초 못 들어간다능. 여튼 전자기파 영향이라는 출처는?

린타로 : 구태여 밝힌다면… 매드 사이언티스트인 내 육감이지.

이타루 : 야, 근거도 없다는 거냐.

린타로 : 옛날에 에디슨은 이렇게 말했지. 1%의 영감이 없으면 99%의 노력은 헛된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발명가여, 번뜩여라! …라고.

이타루 :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 아니었어?

린타로 : 유감스럽게도 틀렸어. 최근엔 그건 잘못 알려졌다는 것이 일반 상식이 되었거든. 후하하하!

이타루 : 에디슨이 말했다고? 번뜩여라, 라고?

린타로 : 그래, 번뜩여라, 라고.

- 번뜩여라, 였던가 아닌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의미로 말했다는 건 확실하다. 나도 인터넷 Wiki를 통해 최근 알게 된 거지만.

린타로 : 때문에 천재 매드 사이언티스트인 나는 항상, 번뜩―

- 전화렌지(가칭)는 경쾌한 소리를 냈다.

린타로 : 하지만 시간이 다 됐다고 해도, 젤리 상태가 되는 것뿐이고 새로운 발견은 아무 것도 없구먼.

- 이 120초를 헛되이 보낸 기분이었다. 통이가 전화렌지(가칭)의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봤다. 그러고서 어째선지 당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이타루 : 어… 어어!?

- 눈을 비비고, 몇 번이고 껌뻑이고는 계속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린타로 : 뭐하는 거야?

이타루 : 아니, 으음… 어라? …없어졌어.

린타로 : 없어지다니, 뭐가?

이타루 : 바나나가.

- 이 녀석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지? 나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가는 상태로, 통이를 밀치고 전화렌지(가칭)의 내부를 보았다.

린타로 : …없다.

- …없었다.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불과 120초 전에 넣었던 바나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린타로 : ……

- 나는 작게 한숨을 쉬고서 핸드폰을 꺼냈다. 전화 저편의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데에 대고 이야기를 건다.

린타로 : …나다. 일이 귀찮게 됐다. 우리는 아무래도… 엄청난 것을 깨워 버린 모양이다.

이타루 : 어, 엄청난 게 뭥미!?

- 옆에서 통이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지만 무시. 나도 너무 놀라서 심장이 쿵쿵거리고 있지만 표면상으로는 냉정하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린타로 : 지금 당장 긴급요청 666호 “쿨링 오프(냉엄한 봉인)“를 발동시켜라. 뭐!? 정부의 승인!? 바보 자식, 그런 소릴 할 때가 아냐! 이대로라면 이 나라가 날아갈 거다!

- 소리를 지르며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이타루 : …자, 자작 ㄳ.

린타로 : 시끄러 페이리스 스토커. 그건 그렇고 바나나는 어디 숨겼어?

이타루 : 누가 스토커야!

린타로 : 바, 나, 나를 꺼내. 마술쇼라도 하니까 기분이 좋아?

이타루 : 숨긴 건 오카린 쪽이잖아?

린타로 : ……

이타루 : ……

- 기분 나쁜 침묵. 문득 목이 칼칼하다고 느꼈다.

린타로 : 어째서 사라진 거야!?

이타루 : 나도 몰라!

린타로 : 어디 갔냐, 바나―나! 바나―나아―!

- 전자렌지 안의 턴테이블을 떼어네 보고, 구석구석을 찾아봤지만 바나나 껍질조차 찾을 수 없었다.

린타로 : 그, 그런가, 알았다… 이건 전자기파 병기가 아니라, 텔레포트가 가능한 전자렌지였던 거야…!

이타루 : 뭐, 뭐라구―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린타로 : 그렇지 않다면 이 밀실에서 바나나가 사라질 리가 없어!

이타루 : 으음, 일단은 냉정해져야 할 것 같아.

린타로 : 으, 으음. 맞아…

- 함께 심호흡. 그래, 바나나라도 먹으면서 마음을 진정시키자. 그렇게 생각하고 바나나 송이에 손을 뻗쳤다. ―그리고, 눈을 의심했다.

린타로 : 뭐… 야…!?

- 그건 명백히 부자연스러웠다. 내가 마유리에게 부탁해서 샀던 바나나 송이. 3분 정도 전에, 통이가 그 송이에서 하나의 바나나를 뜯어내서 전화렌지(가칭)에 넣었다. …그랬었다. 하지만 지금, 그 송이엔 “뜯어낸 흔적”은 존재하지 않고, 그 대신 한 개, 젤리가 되어 버린 바나나가 달려 있었다.

이타루 : 뭐, 뭐야 이건―!? 어떻게 된 거야?

- 통이도 눈치 챈 모양이었다. 눈을 까뒤집고 바나나를 만지려 하는 걸, 나는 급히 제지했다.

린타로 : 통이, 이 랩에 지금 바나나는 얼마나 있지?

이타루 : 아, 아마 이 바나나 뿐일 텐데…

린타로 : 이 젤바나가 붙어 있는 장소는 네가 좀 전에 뜯었던 덴가?

이타루 : 모, 모르겠어… 그런 거 확인하지도 않았고… 이 젤바나, 완전히 붙어 있는데…

- 그래, 완전히 붙어 있다. 잘린 흔적 같은 게 전혀 없다. 젤리화 되어 있는 것 이외엔 전부 자연스럽다. 뭔가 손댄 흔적도 없다. 잘려낸 부분에다가 젤리화 시킨 바나나를 붙인 건 아니라는 거다.

린타로 : 저, 저기, 통이… 이건 혹시나…

- 머릿속에 팍 하고 떠오른 단어. 그걸 중얼거리는 걸, 나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절대로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 눈으로 봐 버리고 말았으니까…! 머릿속은 물음표 투성이였으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본 그대로 설명한다면, 이건― 밀실 상태였던 전화렌지(가칭) 속에서 바나나 송이로―

린타로 : 텔레포트… 한 거 아냐…!?

게임/슈타인즈_게이트/01장_4.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1/07/03 02:50 저자 LeD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