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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슈타인즈_게이트:02장_2

2장 : 공리 방황의 랑데뷰 (2)

644 이름 : JOHN TITOR◆f8VuYnoyWU : 2010/07/31(토) 07:14:31 ID:/p3RJYvh0
2036년에는 지금과 같은 도시 생활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먹는 것을 자기 스스로 키웁니다. 전 세계의 경제 활동은 차단되어 인간은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농장에서 지냅니다. 과학 기술은 틀림없이 발전했지만 그것이 사람들에게 제공될 기회는 적습니다. 대부분의 것을 SERN과 그 배후에 있는 위원회가 갈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표면상으로는 무척이나 평화롭습니다. 2010년처럼 살벌하지도 않고 말이죠.

645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16:16 ID:g6w1DXfX0
전쟁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 거야? 중동의 그 진흙탕 상태를 어떻게 해결했지?

646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17:51 ID:pHIFyWld0
평화로운데 뭐가 불만인 걸까. SERN은 실은 좋은 녀석들인 것 같은 예감.

647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19:43 ID:wiWDlbaJ0
근데 티토는 타임머신 기술을 SERN한테서 베껴 왔지? 그 시점에서 범죄자잖아. 아무리 봐도 나쁜 건 티토. 테러리스트는 미래로 돌아가라!

648 이름 : JOHN TITOR◆f8VuYnoyWU : 2010/07/31(토) 07:22:37 ID:/p3RJYvh0
2036년의 세계를 다스리고 있는 건 SERN입니다. SERN은 사람들에 대해 여러 가지 규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국가가(그 미국조차도!) 무장 해제를 했습니다. 모든 군대는 해체되었습니다. 공산주의가 부활해서 생활 수준이 18세기 무렵으로 돌아갔다고 하시면 이해하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은 그 사회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20세기 말에 붕괴한 시스템이 어떻게 전 세계 규모로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여러분은 의문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게 제가 타임트래벌을 해 온 이유입니다. 예. 저는 확실히 테러리스트라는 소릴 들어도 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스스로가 한 일은 레지스탕스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지금까지 한 일은 테러 행위입니다. 저 같은 행동을 취하는 인간이나 조직은 소수긴 하지만 존재합니다.

649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25:46 ID:cW49DA1n0
그보다 다세계 해석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듣고 싶은데, 2036년엔 그게 증명되었다고 했지. 도대체 어떻게 증명한 거야?

650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29:38 ID:PbuGe/D90
역시 테러리스트네. 몇 명이나 죽였어? 그 희생자 중에 내 자식이 포함되어 있으면 어떻할 건데. 레알 티토 부모를 찾아 내서 지금 죽여 두는 게 좋지 않겠어?

651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29:49 ID:jeCgYVj30
그러니까 말야― 정보를 그렇게 쬐끔씩 뿌리지 말라니까.

652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33:40 ID:zA+rEQvt0
결국 그런 사상 이야기로 옮겨가는군. 혹시 옛날에 운동 좀 했던 할아버지세요? 현실하고 망상을 구분할 수 없게 되어서 전파나 뿌리고 다닌다는 거로군요 알겠습니다.

653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37:22 ID:ihScEFBz0
넷우익 클났닼ㅋㅋㅋ
»649
SERN이 타임머신을 엄청 써 댄 모양이니까 그걸로 실험한 거 아냐?

654 이름 : 호오인 쿄마 : 2010/07/31(토) 07:37:53 ID:m7YluS130
»650
그런 거라면 너도 티토하고 같은 부류란 거지. 그런 각오가 있다면 실행에 옮기도록 해라.
티토에게 묻고 싶은데, 제 3차 세계대전은 일어났나? 애당초 이 시대에 나타난 이유는 뭐냐? IBN 5100은 입수했나?

655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39:57 ID:VZyBYXNK0
엇, 혹시 존 티토는 빨갱이 공작원이었어? 요새 그런 거 유행 안 하니까 관두라구.

656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44:05 ID:ra1fZGYk0
티토도 전파계지만 그 이상으로 호오인이 이상한 소릴 하는구먼 ㅎㅎㅎ

657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45:30 ID:a5B5vYtC0
제 3차 세계 대전ㅋㅋㅋ

658 이름 : 이름없는 예언자 : 2010/07/31(토) 07:48:44 ID:D8ksLazc0
IBN 5100이라면 아키바에서 도시전설로 유명했지.

659 이름 : JOHN TITOR◆f8VuYnoyWU : 2010/07/31(토) 07:50:00 ID:/p3RJYvh0
제가 이 시대에 온 목적은 이미 설명한 대로 미래를 바꾸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게시판에 글을 쓰고 있는 건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입니다. 단 세계선의 결합에 의해 무의미해지긴 하겠지만요. 그렇다고 해도 눈치만 채 주신다면 그걸로 좋습니다.
»312
제 3차 세계 대전은 뭘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않다면 또 당신이 봤다고 하는 다른 세계선에서의 제가 이야기했던 것입니까? 당신하고는 한 번 느긋하게 이야기를 해 보고 싶군요. 메일 주소로 연락을 주시면 답변을 하겠습니다. 물론 호오인씨 이외의 분들한테서도 제대로 된 메일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비방, 중상 메일밖에 오지 않았거든요. 다시 한 번 연락 주소를 명기해 두겠습니다.
john [email protected]

이타루 : ……

- 통이가 해킹을 시작한 지 20시간이 경과했다. 밤이 개어 오는, 상쾌한 여름 아침. 나는 핸드폰으로 @채널을 보면서 흘낏 통이의 상태를 살폈다. 다리를 떠는 스피드는 이제 고속 피스톤 상태가 되어 있었다. 달칵달칵달칵, 하는 키보드 소리에 연동하듯 다리도 상하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래저래 40시간은 잠도 안 잤을 테지만 통이는 여전히 PC 앞에서 떠나려 하지 않는다. 잠깐 쉬는 게 어때, 하고 몇 번이고 말을 걸어 볼까 했지만 그것조차도 망설이고 말았다. 어쨌거나 말을 걸지 말라는 아우라가 온 몸에서 발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 몸을 움츠리며, 다시 핸드폰 화면으로 시선을 떨궜다. 존 티토하고 하는 논의는 아귀가 맞지 않는 채로 진행되고 있었다. 역시 티토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두가 10년 전의 티토에 대해서 모르는 것 같았다. 불특정 다수가 모여드는 @채널에서 나 이외의 전원이 담합을 하고 있다곤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건 너무나 이해가 안 가잖는가? 여튼 그렇게 생각한 나는 티토가 말한 대로 직접 메일을 보내 보기로 했다. 그 녀석은 대담하게 @채널에 자기 주소를 공개했다. 이건 그 녀석의 도전이라고 받아들여야 하겠지!

- 보내는 메일 내용은 10년 전하고 지금하고 글 내용이 바뀐 것에 대한 추궁이다. 10년 전에 있었던 내용 중에서, 현재의 티토가 건드리지 않은 것. 나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지만, 주로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 2015년 경에 제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서 많은 사람이 죽는다.

- 2036년은 핵전쟁에 의해 지구가 오염되어 있다.

- 2036년에서부터 타임트래벌을 해 온 것은 1975년의 IBN 5100을 입수하기 위하여. 그것은 제 3차 세계 대전으로 잃어버린 테크놀로지를 부흥하기 위해서다.

- IBN 5100에는 숨겨진 기능이 존재한다. APL이나 BASIC 이전에 있던 IBN 독자 사양의 특수한 컴퓨터 언어를 디버그할 수 있다.

- 단 그 사실을 아는 건 IBN의 일부 기술자 뿐이며 이 기능은 매뉴얼에 실려 있지 않다.

- 티토는 1998년 미국에서 『어린 자신』이나 『아직 젊을 때의 양친』하고 만났다.

- 티토는 군인으로서 타임트래벌러에 지원했다.

- 티토는 미국인이다.

- 또한 티토는 2000년의 글에서 미래에 일어날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남겼으며 그 중 몇 가지는 적중했다. 2001년 2월의 페루 연안 지진 발생, 새로운 로마 교황 탄생, 이라크 전쟁 촉발, 중국의 우주 진출 등. 모조리 애매한 말투긴 했지만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한 편 적중하지 않은 예언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2000년 문제. 미국의 내전, 베이징 올림픽 중지, 2009년에 미국에서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 등. 다른 것도 있지만 일단 여기선 놔두자. 어째서 예언이 적중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해 두자.

- 보내는 메일
To 존 티토
sub 갑작스런 메일, 죄송합니다.
- 2015년, 제 3차 세계 대전 촉발
- 2036년은 핵전쟁에 의해 지구가 오염되어 있다
- 2036년에서 타임트래벌을 해 온 것은 1975년의 IBN 5100을 입수하기 위하여
- IBN 5100에는 숨겨진 기능이 있다
- 그걸 알고 있는 건 IBN의 일부 기술자 뿐이다
- 1998년에 미국에서 『어린 자신』이나 『아직 젊을 때의 양친』하고 만났다.
- 군인으로서 타임트래벌러에 지원했다.
- 미국인
이건 10년 전의 존이 한 설명입니다. 지금 존의 발언하고 다른 건 무엇 때문입니까. 그리고 10년 전의 존은 몇 가지 예언을 남겼으며, 적중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존이 미래인이라면 어째서 예언이 적중하지 않은 겁니까? 납득 가는 설명을 부탁합니다.

- 좋아, 메일 보내기, 다.

- 이 메일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한다면 지금와서 @채널에 강림한 티토는 가짜란 게 되겠지. 이건 시금석이다, 존 티토. 큭큭큭, 자아, 어떻게 나올 거냐?

마유리 : 뚯뚜루―♪ 좋은 아침―

- 마유리가 들어왔다. 먹을 것에 대한 원한은 어제부로 풀린 모양으로, 여느 때나 다름없는 방긋거리는 표정이다.

린타로 :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무슨 일이야?

마유리 : 응, 두 사람이 이틀 연속으로 철야라고 들어서 말야. 먹을 거릴 사 왔어―

린타로 : 그런가. 그것 참 수고했어.

- 정확히 말하면 난 어제 낮에 잤으니까 2일 연속은 아니지만. 마유리는 손에 든 편의점 봉투를 부스럭거리며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꺼낸 건―

마유리 : 쨔안― 오뎅캔!

- 받아든 오뎅캔은 아직 따뜻했다. 얼른 뚜껑을 열고, 소고기를 입에 넣었다. 마유리하곤 오랫동안 함께 지낸 탓에, 내 취향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오댕캔 중에선 “소고기”를 가장 좋아한다.

마유리 : 마유시―가 주는 선물이야― 1개에 270엔이나 하는 거니까 소중하게 먹어―

린타로 : 최근엔 바나나나 닭튀김만 먹어서 좀 질렸었어. 앞으로도 이걸로 부탁해.

마유리 : 그렇다고 항상 살 수 있을 정도로 마유시―의 용돈은 많지 않아요. 그리고 바나나나 닭튀김은 마유시―가 무척 좋아하는 거라서 앞으로도 계속될 거예요.

- 윽. “냉동식품만 먹으면 살찐다”하는 협박이 떠올랐지만 마유리를 상대론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이 녀석은 아무리 먹어도 살찌지 않는 체질의 소유자다.

마유리 : 그리고, 다른 것도 있어. 예입, 쨔안~♪

- 다음에 나온 건 『라이넷』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 작은 상자였다.

마유리 : 라이넷 소시지. 저기, 보너스로 『우―파』의 병마개가 딸려 있어― 너무 사고 싶어서 그만 사 버렸어.

- 에헷, 하며 조금 혀를 내밀었다. 예언하도록 하지. 몇 개월 후, 이 랩은 『우―파』 상품에 파묻혀 버릴 것이라고. 지금은 소파에 얹혀 있는 쿠션을 비롯해 몇 개 안 되는 수준이지만 틀림없이 불어난다.

마유리 : 그런데, 통이는 어때~?

린타로 : 고전하는 중이야. 조금은 쉬는 편이 좋을 텐데 말야. 뭘 그렇게 쉬지 않고 하라고는 한 마디도 안 했으니까.

마유리 : 통이의 슈퍼 하커 혼이 활활 버닝한 거구나―

이타루 : 거기서 하커라고 하면 안 되지!

- 다 듣고 있었던 모양으로, 빈 다이어트 콜라 페트병이 날아왔다. 내 머리에 맞고서 팅 하는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마유리 : 날카로워져 있어…

- 마유리와 함께 응접실 한 켠으로 피난하여, 거기서 오뎅캔을 조용히 먹기로 했다.

마유리 : 그치만― 해킹은 나쁜 짓이지―? 마유시―는 말야, 두 사람이 그런 일은 안 했으면 좋겠어―

린타로 : 통이의 슈퍼 하커… 가 아니라 해커로서의 실력, 활용하지 않으면 보물을 썩히는 셈이지.

- 참고로 SERN은 2008년에도 해커에게 시스템을 빼앗긴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조사해 봤더니 그 뉴스가 검색된 것이다. 즉 world wide web을 개발한 집단이라고 해도 보안에는 구멍이 있다는 거다. 통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그런 구멍 뚫린 보안에 침입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닐 거다.

린타로 : 그리고 이건 SERN의 악행을 폭로하기 위해서다. 세계를 그림자에서 지배하는 거대한 어둠하고의 싸움인 거야!

마유리 : 나쁜 짓은 나쁜 짓이야―

- 음? 희한하게도 마유리가 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뭐어,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건 나로서도 자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멈출 순 없다. 여기선 어떻게 이야기를 돌려야겠지.

린타로 : 마유리, 튀김어묵을 줄 테니까 소고기를 주지 않을래?

마유리 : 어엇―? 그거라면 메추리알 튀김으로 할래―

린타로 : 웃기지 마라. 난 소고기 다음으로 메추리알 튀김을 좋아한다구.

마유리 : 마유시―도 메추리알 튀김 좋아해.

린타로 : 찐어묵으로 합의를 보자.

마유리 : 으음― 알겠어. 튀김어묵보단 찐어묵이지―

- 그렇게 되어 꼬챙이로 찐어묵을 푹 찔러서 마유리가 가진 캔에 넣어 주었다. 대신 소고기를 빼내왔다. 그리고 이야기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 마유리는 먹는 것 떡밥이라면 대개 덥썩 무니까 말이지. 유도하기 쉽다. 후하하하!

이타루 : 이제 곧이야… SQL 테이블 리스트만 입수하면 패스워드 특정 정돈 간단하지… 으헤헤… 날 물로 보지 말라구…

- 통이가 뭔가 중얼거리고 있다. 아무래도 슬슬 결판이 날 것 같은 느낌이로군. 통이는 정말로 슈퍼한 하커였구나. 저 녀석이 진심으로 일하는 걸 처음 본 듯한 느낌이다. 그 때 통이가 몸을 내밀고 화면을 집어삼킬 듯 쳐다봤다. 화면에는 방금 전하고 변함없이 숫자나 알파벳 나열이 비치고 있을 뿐이었지만…

이타루 : 오홋, 떴다 떴어, 좋아 좋아, 이 자식, 단념하고 내 앞에 전부 까발리라니까. 홀딱 벗은 기분이 어때. 햣햐― 하, 하하…

- 눈이 완전히 맛이 가 있었다. 더군다나 기분 나쁜 혼잣말을 중얼거리기까지 하고. 한 숨도 자지 않은 것 때문에 묘하게 텐션이 올라가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통이는 이번에는 새로 창을 열고서 거기에 12문자 정도의 단어(?)를 입력하고 엔터 키를 눌렀다. 에러 음이 났다. 그러자 곧바로 입력한 문자열을 지우고 다른 문자를 입력. 그런 행동을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이타루 : …오옷, 떴다, 떴어―――! ID하고 패스 일치, 햣하! 로그인 완료다 짜샤! 죽어! 꺼져! YESYESYES!

- 그, 그야말로 하이텐션…

린타로 : 통이, 해낸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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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목소리에 뒤돌아 본 녀석의 얼굴은 윤기가 도는, 시원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야말로 현자 타임에 들어갔을 때처럼.

이타루 : 미션 컴플릿.

린타로 : 정말이냐!?

마유리 : 와아― 대단해―. 잘은 모르겠지만.

- 거의 20시간의 고투는 드디어 끝났다. 나는 그것을 치하하듯 따지 않은 오뎅캔을 통이한테 던졌다.

이타루 : 일 끝난 다음에 오뎅캔이라니, 너무 젖절하잖아.

린타로 : 잘 했다. 역시 넌 세계 최고의 슈퍼 하커―

이타루 : 해커지.

린타로 : 해, 해커다. 네가 적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그래서 세계 멸망 계획의 증거는 발견했어?

이타루 : 아니, 아직 안 봤어. 연결된 것뿐임. 뭐, 여기까지 왔으면 그 다음은 간단하지만 말야.

린타로 : 그럼, 피곤할 텐데 미안하지만 얼른 조사해 줘. 분명히 있을 거야. 음모의 그림자가.

이타루 : 예이 예이,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오뎅캔 먹게 해 줘.

- 식사를 마친 통이가 키보드를 치는 손가락 움직임은 좀 전에 비해서 경쾌해져 있었다.

이타루 : 입수한 패스워드가 SERN의 누구 것인가 하는 게 문제야.

마유리 : 무슨 말이야―?

이타루 : SERN의 데이터 베이스에 들어가서 데이터 테이블 리스트를 얻어냈거든. 거기서 『11111111』이라든가 『ABCDEFGH』 같은 간단한 패스워드를 쓰는 관계자를 표적으로 좁혀서 ID를 손에 넣었지. 그 ID의 소유자가 서버 관리자라면 최고지만 실질적으로 거기까지 운이 좋을 거라곤 생각할 수 없음.

마유리 : 일본어로 오케이야―

린타로 : 이쪽도 마찬가지.

이타루 : 간단히 말해서 SERN 서버 관리자의 패스워드였다면 SERN의 전신을 샅샅이 핥듯 시간할 수 있게 되지만, 그렇지 않고 일반 연구원 같은 거라면 슴가밖에 못 본다, 같은 느낌?

마유리 : 통이, 음흉해―

린타로 : 야한 예를 들지 마. 그러니까 볼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되고 만다는 거지?

이타루 : 그런 거지. 뭐, 서버 관리자를 특정해서 패스워드를 얻어내는 것도 시간 문제지만. 그건 다음에 하도록 할게. 너무 졸려서 머리가 잘 안 돌아가.

- 더 이상 통이한테 부탁하는 건 힘들겠군. 유감이지만 어쩔 수 없지. 휴식을 취하게 해서 빨리 상태를 회복하게 해야겠다.

이타루 : 옷, 아무래도 입수한 ID는 가속기 부문 담당자 것인 모양이야.

린타로 : 서버 관리자가 아닌 건가…

이타루 : 한 방에 맞추는 건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무리야. SERN에 몇 사람이나 되는 관계자가 있다고 생각해?

마유리 : 몇 사람?

이타루 : 6000명 이상.

- 그렇게나 많나…

이타루 : 뭐, 어쨌든 이 가속기 부문 담당자의, 으음, 이름은… 잭씨의 메일 로그를 쬐끔 훔쳐보도록 하자구.

- 출현한 메일은 당연히 영문이었다.

마유리 : 우와아― 마유시―는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어요…

- 흥. 영어 따위에 겁을 먹다니, 한심한 녀석.

린타로 : 통이, 뭐라고 쓰여 있지?

이타루 : 번역을 해야겠지…

린타로 : 익사이트 선생님의 등장을 부탁드리네!

이타루 : 그런 귀찮은 일을 언제 하고 앉았어.

- 통이는 번역 소프트를 띄워서 열려 있는 페이지를 자동적으로 모두 번역되게 했다. 뭔가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일본어가 표시된다. 제일 처음 줄은 『해피 뉴 이어』였다.

이타루 : 새해 인사 같구나~ 바캉스로 스페인에 간다니… 부러워라.

- 그 메일에 특별히 부자연스러운 점은 없었다. 극히 일반적인 내용이었다.

이타루 : 이런 로그를 뒤지고 있다 보면 서버 관리자도 특정할 수 있는 거야.

마유리 : 저기, 다른 사람의 메일을 멋대로 보는 건 정말이지 죄송합니다, 하는 기분이 들어…

- 마유리는 죄악감을 느낀 것인지 엄청 풀 죽은 표정이 되어 PC 앞을 떠났다. 묵묵히 소파에 앉아서 『우―파』의 거대한 쿠션을 껴안고 한숨을 쉬고 있다. 확실히 우리가 하고 있는 짓은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다. 그건 인정하지. 하지만―

린타로 : 나는 이미 악의 길로 들어선 몸.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거든. 후하하하! 책임은 모두 이 내가 진다. 통이나 마유리에게 죄를 전가할 생각은 없어.

이타루 : 우홋, 오카린, 날 가져요, 엉엉.

린타로 : 그건 거절한다. 그러니까 통이여, 거리낌 없이 훔쳐보는 거다.

마유리 : 오카린은 나쁘구나― 마유시―는 슬퍼요.

- 내 알 바 아니다. 열심히 위선이나 떨길. 계속 조사해 보자 “Experiment report”라는 제목의 메일이 몇 통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일본어로 하면 “실험 보고”가 된다. 거의 매일 이 메일이 보내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린타로 : LHC의 실험 리포트인가. 타임머신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열어 봐야 하겠지.

이타루 : 이걸 보면, 확실히 위험할 것 같은데…

- 그렇게 말하면서도 통이는 그 메일을 클릭했다. 튀어나온 문자열은 의미를 알 수 없는 기호의 나열이었다.

이타루 : 이거, 암호화되어 있어.

린타로 : 큭, 역시나 간단히는 안 되는 건가…

이타루 : 뭐, 이 정도의 암호를 푸는 건 아무 것도 아니지.

- 나이스, 슈퍼 하커. 이 녀석은 틀림없이 천재다.

- 한 10분 정도로 통이는 암호를 풀어 버렸다. 번역된 텍스트는 엉망진창인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그걸 올바른 의미로 해독하는 쪽이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이타루 : 으음, 의역을 하면… 『하이, 폴』

린타로 : 그런 연기는 필요없어.

이타루 : 그런가요… 『오늘자 실험 데이터를 서버에 업로드해 뒀다. LHC의 상태는 양호하다. 어디까지나 “LHC는”이지만』. 『이 녀석은 마치 고양이처럼 변덕스럽지만 근래 1개월 정도는 놀랄 만치 순순하다. 계속 이런 상태라면 좋을 텐데 말야』. 『하지만 참 답이 안 나오는 일이로군. 이 고양이― 고양이라고 하기엔 좀 크지만 말야, HAHAHAHA― 가 기동된지 9년이 지났는데』. 『이 인류 역사를 다시 쓸 연구는 일부 인간밖에 모르고 있으니』. 『물론 공표라도 하는 날에는 그야말로 좋은 구경거리가 될 뿐이겠지』. 『세상 사람들은 분명히 이런 소릴 할 거야. 지금 당장 로버트 제메키프를 SERN으로 불러 오라고. 그렇게 하면 1년 안에 만들어 줄 거다, 라고 말야』

린타로 : …9년?

- 통이가 다 읽기를 기다리며 나는 관자놀이를 엄지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진정해라. 정리해 보자.

린타로 : 지금 그 메일, 번역 오류가 난 건 아닌가?

- 통이도 부자연스럽다는 걸 눈치 챈 건지, 여느 때처럼 웃어 넘기지 않았다.

이타루 : 번역 소프트를 믿는다면, 오류는 아닐 텐데? 군데군데 일본어가 이상해져 있는 건 사실이지만…

린타로 : 그렇다면 묘하군. LHC가 기동을 개시한 건 작년 봄 정도였을 거야. 하지만 이 메일에는 9년 전부터 기동했다고 되어 있었어.

이타루 : 이상하군.

- 메일을 보낸 날짜는 금년. 2010년이니까 그 9년 전이라고 하면 2001년. 존 티토는 어제 @채널에 이렇게 썼다. 『구태여 설명을 덧붙이라면, 그들이 말하는 걸 간단히 믿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이미 그들은 마이크로 블랙홀 생성에 성공했습니다』. 참을 수가 없게 되어 나는 꿀꺽 하고 숨을 삼켰다. 이 메일의 문맥에서 읽을 수 있는 건, 마치… 어떤 극비 실험을 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 그리고 로버트 제메키프라면 엄청나게 유명한 헐리웃 영화 감독이다. 20년 정도 전에 개봉해서 크게 히트한 삼부작 타임트래벌 영화의 감독이기도 하다. 참을 수가 없게 되어 약간 신음 소리를 냈다. 설마… 내 예상이 맞았다는 건가? SERN은 일반인에 대해서 엄청나게 중요한 비밀을 숨기고 있나? 더군다나 그건 타임머신이나 그것에 가까운 것에 대한 연구…?

린타로 : 통이. 좀 더 조사해 줘. 타임머신 연구에 대한 흔적을 찾는 거다.

이타루 : 레알이냐…

- 통이가 그렇게 중얼거린 건, 내 지시에 대한 것인가, SERN에 숨겨진 비밀에 대한 것인가. 어쨌든 간에 내 말을 받아들여, 통이는 또다시 키보드를 두들긴다.

이타루 : 으음―, 어떤 메일에도 타임머신이란 단어는 나오지 않는데… “Z프로그램”이라는 단어가 이 몇 개월 동안 100군데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어. 이거, 지금 LHC를 써서 하고 있는 실험 아냐?

린타로 : 그 구체적인 내용은? 블랙홀 생성 실험인가?

이타루 : 으음, 어딘가 자료가… 옷, 찾았어.

- 통이는 메일에 첨부되어 있는 PDF 파일을 찾아내서 열었다.

이타루 : 호오― 이거 뭔가, 프랑스하고 영국하고 네델란드의 일급 비밀 취급인 모양이야.

린타로 : …국가 최고 기밀?

이타루 : SERN은 국가 기관이 아닐 텐데, 어째서일까. 랄까 국가 기밀이라니, 이건 좀 위험하지 않아?

린타로 : 상관없어. 자세한 걸 조사해 봐.

이타루 : 아니, 들키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 거라구.

린타로 : 넌 해킹한 흔적이 잡힐 정도로 무능한가?

이타루 :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고 있어.

린타로 : 그러면 아무 문제도 없지.

이타루 : 그거 고맙군.

- 통이는 조금 쑥쓰러운 듯한 표정을 하고서 Z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써져 있는 파일을 번역 소프트로 번역했다.

이타루 : 흐음, 『5월 14일 제 137차 Z프로그램 실험 리포트』… 『여기서 미니 블랙홀 생성 미션은 이미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보고는 생략. 제 1―』

린타로 : 스톱! 스토옵―!

- 처음부터 갑자기 티토의 “예언”이 실현되었다…!

린타로 : 역시 SERN은 LHC를 사용한 미니 블랙홀 생성에 성공해 있었군…!

이타루 : 공식적으로는 실험이 아직 성공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는데 말야…

- 티토가 쓴 “그들이 하는 소릴 믿지 말아라”라는 건 이걸 가리킨 거였다.

이타루 : 애당초 실험 목적은 새로운 소립자 반응을 일으키는 거고, 미니 블랙홀 생성이 아닌데…

- 통이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충격을 받고 있었다.

린타로 : 하지만 실제론 이미 미니 블랙홀은 생성되었다고 하는군.

이타루 : 그런 모양, 이네.

린타로 : 그 다음엔 뭐라고 쓰여 있지?

이타루 : 그러니까… 『실험 결과 : 에러. 휴먼 이즈 데드, 미스매치. 자세한 것은 첨부하는 젤리맨즈 리포트 넘버 14를 참조』. 『리프터 조정 및 각 국소장 적합 지점을 온라인으로 확보하지 않는 이상 실험은 정지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한다』?

린타로 : 무, 무슨 뜻이지?

이타루 : 휴먼 이즈 데드, 라는 건 사람이 죽었다, 라는 뜻 아냐?

린타로 : 뭣…

- 사람이, 죽었다? 진짜로? 나는 무심결에 신음했다. 자, 장난으로는 넘어갈 수 없는 영역이 됐잖아. 엄청난 일에 손을 대 버렸다고 할까, 깊게 들어가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될지도 몰라. 이른바 긁어 부스럼.

- 훗, 그게 어쨌다는 거냐. 두, 두려워 할 거 없다. 왜냐하면 나는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호오인 쿄마. 여기까지 온 이상 멈출 순 없다. 호기심을 억누를 수도 없고, 정말로 악행이 행해지고 있는 거라면 그냥 봐 넘기는 것도 뒤끝이 나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긴장해서 목이 칼칼했다. 꿀꺽 하고 마른 침을 삼킨다. 도망갈 궁리를 하고 있는 자신을 타박하여 어떻게든 냉정함을 유지한다.

린타로 : 젤리맨즈 리포트, 라는 건 뭐지?

- 내 질문에 통이는 키보드를 조작했지만 곧바로 가볍게 혀를 찼다.

이타루 : 으음―, 잭 씨의 메일에선 찾을 수가 없네. 누군가 더 높은 사람이나 서버 관리자의 패스워드를 입수해야 해.

린타로 : 그럼 그건 나중에 하자. 타임머신에 대해서 찾아 줘.

이타루 : 그건 안 나오지 않을까~?

- 그 후로 통이는 15분 정도 가속기 부문 담당자의 메일을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역시 타임머신이라는 표기는 아무 데도 없었다.

이타루 : 가속기 기술 위원회라든가 LHC 계획 책임자라는 단어가 나왔으니 그런 쪽 ID를 이용해서 찾아 볼까나. 그쪽이라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입수할지도 모르겠음둥.

린타로 : 잭씨의 ID로는 조사할 수 없는 건가?

- 통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린타로 :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이타루 : 참고로 말야, 지금 본 게 SERN의 가장 큰 서버인데 실은 하나 더, 묘한 데이터 베이스가 있어.

린타로 : 묘하다는 건?

이타루 : …버그 투성이였어.

린타로 : 버그?

이타루 : 아니, 버그랄까, 일단 프로그램 코드 같은 건 나오긴 하는데… 그게 완전 의불이고 엉망이랄까, 완전 해독 불능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랄까.

린타로 : 암호화가 되어 있을 가능성은?

이타루 : 그건 암호로 보이진 않아. 애당초 프로그램으로서 성립하지도 않고 말야. 하지만 그렇게 아무도 못 볼 것 같은 데이터 베이스가 어째서 놓여 있는가 하는 건 신경이 쓰여…

린타로 : 신경이 쓰이는군.

이타루 : 잠깐 해석해 보겠음둥.

- 통이는 그 수수께끼의 데이터 베이스에 대하여 이래저래 시행착오를 시작했다. 하지만 1시간 정도 지냈을 무렵엔 다리 떠는 피스톤 스피드가 빨라져 가다가 급기야 키보드를 양손으로 쳐 가며 발작을 일으켰다.

이타루 : 아― 모르겠어! 전혀 모르겠어―! 이런 건 절대로 프로그램이 아냐 쓰바! 죽어라 잉여! 우끼―!

- 안 되겠어, 맛이 갔다…

마유리 : 이제 관두는 게 좋겠어―

- 어느샌가 재봉을 시작했던 마유리까지 걱정스런 표정으로 통이를 보고 있었다.

이타루 : 머리도 잘 안 돌아가고… 더 이상은 무리… 후헤, 후헤헤…

- 이런, 통이가 망가지기 직전이다. 역시 너무 무리한 건가. 2일 내내 밤을 샜으니 슬슬 한계겠지.

린타로 : 수고했어. 이제 쉬어, 통이.

이타루 : 응. 그러지~ 랄까 말야, 만일 이게 버그가 아니라 레알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만든 녀석밖에 알 수 없을 거야… 이런 건 본 적도 없고…

- 본 적도 없는 프로그램… 인가. 그 때 내 주머니에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메일이 도착한 소리다.

린타로 : …!

- 보낸 사람은 존 티토였다. 아까 내가 보낸 질문 메일에 대한 답변인 걸까.

- 받은 편지함
날짜 7/31 10:39
from 존 티토
sub 당신은 진짜입니까?
당신이 메일에 써 준 것이 전부 사실이라면 그건 무척이나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IBN 5100에 숨겨진 기능이 있다는 건 전 현재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은 제게 있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적어도 전 2000년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갈 가능성은 있지만요.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3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2000년에 나타난 존 티토는 미래의 저일 가능성. 즉 2010년에 있던 제가 이제부터 2000년으로 가서 당신한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썼다. 하지만 이건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라는 패러독스가 되어 버리겠군요.
두 번째는 당신의 망상, 아니면 거짓말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이 말한 내용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일단 미루겠습니다.
세 번째. 당신은 다른 세계선의 제가 쓴 것을 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당신은 10년 전에는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세계선하고는 다른 세계선에 있었다, 라는 겁니다. 그렇지만 그걸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게 나오게 됩니다. 세계선이 변동하면 패러독스가 생기지 않도록 과거에서 미래까지 모든 인과가 재구성되게 됩니다. 2036년 시점에서 그러한 이론이 증명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본래 당신은 “다른 세계선에서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 저 같은 타임트래벌러가 아닌 이상에야… 이 점에 대해서 뭔가 짐작이 가는 건 없습니까?

린타로 : ……

- 무심결에 꿀꺽 하고 숨을 삼켰다. 머릿속에 번갯불 같은 번뜩임이 달리고 있었다. 상당히 긴 문장이었지만 내 눈을 잡아끈 것은 처음에 있는 몇 줄이었다.

린타로 : 큭큭큭, 그런가… 지금, 점이 선으로 이어지려 하고 있군.

마유리 : 응―? 무슨 이야기야?

- 옆에 있던 마유리가 질문을 해 왔지만 거기에 대답할 여유는 없었다. 내 추론을 머릿속으로 구축하는 데 필사적이었던 것이다.

린타로 : 존 티토, SERN, 타임머신…

- 놀랄 만한 키워드의 일치. 그리고 지금, 또 하나― 나는 나 자신의 번뜩임에 몸을 떨었다.

린타로 : 통이여. 잘하면 그 프로그램의 정체가 판명될지도 몰라.

통이 : 어, 레알? 어떻게?

- 쥐고 있던 핸드폰의 카메라 기능을 사용해서 나는 PC 모니터에 표시되어 있는, 통이가 “버그”라고 했던 프로그램을 촬영했다. 그걸 메일에 첨부하고 『이 프로그램 코드가 뭔지 알겠습니까?』라고만 써서 티토의 주소로 보낸다. SERN의 내부에 있는 수수께끼의 데이터 베이스, 슈퍼 하커인 통이조차도 본 적이 없다고 하는 프로그램, 그 정체는―

린타로 : 내가 번뜩인 게 올바르다면, 존 티토가 알고 있어…!

이타루 : 하아―? 그럴 린 없지―

린타로 : 무슨 소리를 하든 상관없어. 답은 곧 나온다.

- 티토에게서 대답을 기다렸다. 그건 실제로 몇 분이었지만 나한테는 영원처럼 느껴졌다.

린타로 : 왔다!

- 서둘러서 도착한 메일을 연다. 그리고 거기 쓰여 있는 단어를 보고서, 쫘악 하고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 받은 편지함
날짜 7/31 10:52
from 존 티토
sub 그걸 어디서?
그건 1975년 이전에 사용되었던 독자적인 IBN의 무척 오래된 프로그램 언어이며, 해독하려면 IBN 5100을 쓸 수밖에 없을 겁니다.

린타로 : 크, 큭큭큭… 역시 그렇군.

이타루 : 역시 그렇다니?

린타로 : 통이, 내 예상은 정확했어. 판명되었어, 그 프로그램의 정체가.

이타루 : IBN 5100…!

- 그 구형 PC는 의도하지 않은 채 우연히 탑재된 어떤 기능이 존재한다. 그 사실은 1975년 발매 이후 25년 동안 IBN의 일부 기술자 이외에는 아무도 몰랐다. 그 기능이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진 것은 2000년에 나타난 존 티토가 처음이었다. 티토가 글을 쓰고 나서 얼마 지나 실제로 IBN의 기술자였던 사람이 숨겨진 기능이 실존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고 보니 스즈하하고도 어제 이 이야길 했었지.

스즈하 : APL이나 BASIC이 보급되기 전에 쓰여진, IBN의 독자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도 해독할 수 있다니 말야, 경악할만하다고 생각 안 해? 지금은 IBN 5100으로밖에 해독할 수 없는 잃어버린 프로그램 언어가 있는 거라구.

- 두려워질 정도의 기묘한 일치. 그야말로 싱크로니시티. 강대한 의지에 조종당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린타로 : 큭큭큭, 아냐, 결단코 아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이 발견은 그야말로 필연. 이거야말로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이란 거다!

이타루 : 그러니까 SERN은 IBN 5100을 써서 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단 거야? 호환성이 없는 기계를 써서? 어째서 그런 이해가 안 가는 짓을?

린타로 : 그렇다면 묻겠는데, 외부에서 하는 크래킹에 대한 최고의 보안 방법은 뭐지?

이타루 : 그거야 스탠드 얼론이지―

- 내가 한 질문의 의도를, 통이는 곧바로 이해한 모양이었다.

이타루 : IBN 5100으로밖에 해독할 수 없다면, 그건 의사적인 스탠드 얼론이란 건가…

린타로 : 그렇다면 거기 잠들어 있는 건 SERN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기밀이란 거다!

이타루 : 근데 오카린은 어떻게 그 숨겨진 기능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거야? 출처는?

린타로 : 내 머릿속에 잠든 방대한 인덱스(금서목록)에 기술되어 있다, 라고 말해 두지.

- 어차피 10년 전의 티토가 말했다고 하는 사실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아무도 믿어 주지 않을 테니까.

이타루 : 표절 설정 ㄳ.

- 통이의 딴지는 무시.

린타로 : 마유리, 중요한 이야기가 있으니까 이쪽으로 와라!

마유리 : 으음―? 여기서도 잘 들리는데?

- 재봉을 하고 있는 마유리는 소파에서 일어서려 하지 않았다.

린타로 : 들리느냐 안 들리느냐 하는 문제가 아냐! 이건 우리 미래 가젯 연구소에 있어, 아니 인류의 미래에 있어서 운명을 좌우할 회의인 거다! 그러니까 좀 더, 비밀스러운 느낌이랄까, 뭔가 꿍꿍이를 하는 느낌으로 가고 싶어.

- 그러기 위해선 가까운 거리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짐짓 뭔가 있는 척 하는 대사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랩은 그런 분위기하곤 거리가 있다. 특히 마유리가.

마유리 : 마유시―는 나쁜 흉계엔 참가 안 해요―

- 어쩔 수 없지. 형태에 집착하는 건 관두자.

린타로 : 두 사람 모두 들어라! 이제부터 미래 가젯 연구소는 긴급 극비 작전을 발동한다! 이건 세계를 그림자에서 조종하는 거대한 어둠하고 싸우는 제 1보가 될 것이다! 적은 SERN! 세계적인 연구기관이면서도 사악한 연구에 빠져든 자들이다!

이타루 : 오카린, 목소리가 커… 밤 샌 사람한텐 너무 괴로워…

- 이런, 확실히 목소리가 너무 컸다. 이래서야 전혀 비밀스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창문도 활짝 열고서. 창문 아래에 스즈하가 있다면 확실히 들릴 것이다. 그런 고로 나는 약간 목소리 톤을 떨어뜨렸다.

린타로 : 알겠나, 세계에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둘이 존재해선 안 돼. 놈들이 하기 전에 우리가 추월해 주는 거다…!

이타루 : 놈들이라니?

린타로 : 놈들은 놈들이다.

마유리 : 저기, 마유시―는 전혀 모르겠어―

린타로 : 그러니까 이 아키바의 어딘가에 있다고 하는 환상의 구형 PC… IBN 5100을 입수한다.

- 멋지게 선언을 했지만 통이의 눈은 게슴츠레해졌고 마유리는 재봉질로 복귀했다. 젠장, 리액션 없는 녀석들 같으니! 우리는 지금 막 엄청난 음모의 입구에 서 있는데 말야! 이 상황에서 가슴이 뛰지 않다니 어떻게 되어 먹은 거냐!

이타루 : 난 찾는 건 패스~ 제발 좀 자게 해 줘. 그리고 SERN 내부를 좀 더 탐색하는 건에 대해서.

린타로 : 그렇군… 뭐어, 그걸 할 수 있는 건 통이 뿐이니까 그쪽은 부탁하겠어. 그럼 IBN 5100 탐색은, 나하고 마유리가―

마유리 : 그건 무리―

- 마유리는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유리 : 코스튬 제작도 있고, 알바도 있는걸.

린타로 : ……

- 그러니까 이 두 사람은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게로군. 한가한 건 이 나뿐이라고.

린타로 : 알겠다. 이 건은 내가 어떻게든 하지. 그렇게 결정된 이상 내 방식에 참견할 필요는 없다. 알겠지?

마유리 : 또 뭔가 나쁜 짓을 하려는 거야―?

이타루 : 아니, 입만 산 것뿐이야.

- 멋대로 지껄여 대는 동료를 두고서, 나는 위풍당당하게 랩을 나섰다.

게임/슈타인즈_게이트/02장_2.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1/07/03 02:52 저자 LeD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