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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슈타인즈_게이트:04장_3

4장 : 몽환의 호메오스테이시스 (3)

- 다음날. 웬일이지? 하는 생각이 드는 인물이 랩을 찾아왔다.

루카 : 실례합니다…

이타루 : 오― 루카씨잖아.

루카 : 안녕하세요, 하시다씨, 오카베씨…

린타로 : 루카코! 『요도 사미다레』를 가져 오지 않다니, 무슨 생각이냐!

루카 : 어, 어, 엇…?

린타로 : 오늘, 네가 올 것이라 듣고서 나는 전가의 보도인 『미스톨틴』의 봉인을 풀었는데… 네겐 실망했다.

- 사실 루카코가 올 것이라는 건 전혀 몰랐지만.

루카 : 죄송합니다, 저기, 지금 바로 가지러 돌아갈게요…

린타로 : 아니, 이제 됐어. 사미다레와 미스톨틴의 해후, 또다시 뒤로 미뤄야 하겠군…

- 나는 약간 권태로운 표정으로 창 밖의 푸른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타루 : 랄까, 일본도하고 북구 신화의 마검은 너무 안 어울려서 카오스인 느낌임. 애당초 오카린, 짜가 칼 같은 거 가지고 있었어?

루카 : 전, 어떻게 하면…

린타로 : 루카코여, 넌 내 제자이긴 하지만 아직 진지함이 부족한 것 같군.

루카 : 죄, 죄송합니다…

린타로 : 이런 식이라면 쓸모 있게 되기까진 아직 시간이 걸리겠어. 어때, 뭐하면 우리 랩에 들어오지 않겠나?

루카 : 예? 제가, 말인가요?

- 루카코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루카 : 하지만 전, 둔하고, 과학이라든가 기계 같은 것도 잘 모르고… 분명히 걸리적거리기만 할 거예요… 그래도, 괜찮나요?

린타로 : 뭐야, 마유리하고 별 차이도 없잖아.

마유리 : 루카군이라면, 대환영이야― 그치만, 루카군을 랩 멤버로 한다면, 마유시―는 오카린한테 한 가지 조건을 붙이겠어요. 루카군을 괴롭히지 않는다, 라는 조건.

- 루카코를 감싸듯 마유리가 나하고 루카코하고 사이에 끼어들었다. 루카코를 여기 부른 건 마유리였다. 두 사람은 같은 고등학교의 동급생, 클래스메이트다.

마유리 : 그리고 루카군은 말야, 오늘은 마유시―의 손님이야― 의상을 맞춰 보러 온 거니까, 방해하면 안 돼요.

루카 : 마유리, 그치만 난, 코스튬 플레이는, 할 생각은 없어… 저기, 정말로, 의상을 맞춰 보는 것만으로, 되는 거지?

마유리 : 응. 사이즈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뿐이야―

- 아무래도 마유리가 억지로 끌고 온 것 같았다. 루카코는 계속 거부하고 있지만 마유리는 이 미소년한테 코스튬 플레이를 시키고 싶어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 상태.

마유리 : 쨘―♪

- 마유리는 곧바로 만들고 있던 코스튬을 피로해 보였다.

마유리 : 그러니까 말야, 『라이넷』의 키라리야―

- 기분 탓인지, 옷에서 천의 면적이 상당히 적은 듯한 느낌이었다. 처음 보는 거라서 그런지, 루카코는 멍하니 그 코스튬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마유리 : 어쨌든 완성도는 70% 정도인데 말야, 지금 이 자리에서 루카군이 시험삼아 입어 줬음 해―♪

루카 : 여기서, 입으라고…? 이걸?

- 루카코는 나하고 통이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고서,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

루카 : 무리야…

마유리 : 부탁해― …

- 흐음. 여기선 루카코의 사부라는 입장인, 내가 도움을 줘야만 하겠군.

린타로 : 제자여. 의상이라는 것은 자신을 변혁하기 위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것을 입는 것으로 너도 성장할 수 있을지 몰라. 얼른 입어 보도록 해라!

루카 : 오카베씨까지 그런 말을… 전, 이런 부끄러운 차림은, 할 수 없어요…!

린타로 : 거기서 부끄러워하니까 안 된다는 거다.

마유리 : 맞아― 분명히, 엄청 귀여울 거야―♪

린타로 : 그리고 마유리는 너한테 입히려고 정말 열심히 그 옷을 만들고 있어. 자는 시간도, 아주 좋아하는 바나나를 위장에 집어넣는 시간도, 쥬시 닭튀김 넘버 원을 전자렌지에 돌리는 시간도 아껴 가며 일사불란하게 바늘과 실을 움직이고, 재봉틀을 돌리고 있는 거라구. 그 노력에 보답해야 하지 않겠나.

루카 : 그렇긴 하지만…

- 근본이 선량한 루카코는 내 말에 간단하게도 흔들리고 있었다.

마유리 : 자아자아자아― 루카군, 변신하자, 변―신―♪

루카 :엇, 잠깐 기다려, 와아아아아앗―

- 마유리는 억지로 루카코의 팔을 붙잡고서 탈의실로 끌고 갔다.

마유리 : 자아―♪ 부끄러워하지 말고, 옷을 벗고, 벗고서,

루카 : 와앗! 마유리, 그런 데 만지지 마…! 아, 알겠어! 나 혼자서 입을게! 그러니까 저쪽으로…

마유리 : 그치만, 이건 입는 데 요령이 필요해― 그러니까 마유시―가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가르쳐 줄게―♪

루카 : 히에에에, 부탁이니까 벗기지 마― …

이타루 : 굉장한… 백합입니다…

린타로 : 아냐. 저건 백합이 아냐. 왜냐면 루카코는 남자니까.

이타루 : 그렇다는 건 역 능욕입니까! 으하― 정말이지 흥한다!

- 미스터 BYONTAI는 흥하고 있었다.

- 몇 분 정도 지나서 마유리가 먼저 나왔다. 그 표정은 만족스러운 표정.

마유리 : 루카코, 자, 부끄러워 말고 나와―

- 마유리가 불러도 루카코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유리 : 루카군―?

루카 : ……

- 드디어 조심스레 루카코가 탈의실에서 나왔다.

루카 : …읏.

- 루카코는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랄까 이미 눈물짓고 있었다.

린타로 : ……

- 이, 이건, 스커트가 너무 짧잖아. 맨다리가 실로 요염하… 다니, 이런, 안 돼! 남자 다리를 보고서, 난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냐! 랄까, 루카코도 루카코 대로 다리 털 같은 걸 완벽하게 밀어 둔 것 같은데, 이건 도대체 뭐란 말인가.

마유리 : 와아아, 마유시―는 감동했어. 드디어 루카군이 입어 줬어―

루카 : …부, 부끄러워… 남자인데, 여장이라니…

마유리 : 저기, “귀여운 건 정의”야―♪

루카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이타루 : 과연 마유씨 작품이군. 옷도 모델도 서로 딱 어울려. 3차원에 있어선 페이리스땅 최강설을 주장하는 나이지만, 이 루카씨를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로우앵글러가 될 것 같아.

마유리 : 오카린의 감상은 어때―?

린타로 : 으, 으음, 그렇군…

- 걸어 온 질문에 애매하게 대답했다. 시선이 고정되었다… 라고 인정하려니 억울해졌다. 루카코는 루카코인 주제에 남자잖아. 수컷이잖아. ♂잖아. 남자가 남자한테 시선이 고정되다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지. 나는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서 오른쪽 귀로 가져갔다.

린타로 : 나다, 지금, 강렬한 정신 공격을 받고 있다. …아니, “기관”의 공격이 아냐, 오히려 이 자는, 이 도시를 수호하는 위대한 무녀의 후손으로… 큭, 위험해, 마음이, 침식당하고 있다… 설마, 아키바에 아직도, 이 정도의 수호자가 있을 줄이야. …그래, 이 자를 각성시킬 수 있다면 “기관”에 의한 오염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을 거다. …알고 있다. 아직 이 도시를 놈들의 손에 넘겨 줄 수는 없어. 이것이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이로군… 엘 프사이 콩그루…

- 헉헉대는 거친 호흡을 쉬어대며 핸드폰을 집어넣은 후, 나는 놀라서 쳐다보고 있는 루카코를 보고 싱긋 하고 웃어 보였다.

린타로 : 후… 루카코. 불초 제자여. 앞으로 싸울 때엔 그 코스튬과 사미다레를 장비하고 임하도록 해라.

루카 : 엇…

마유리 : 뭐어―? 키라리는 칼을 들고 다니지 않아― 그보단 『우―파』를 들고 있는 게 완전 어울려♪

- 마유리는 기분이 아주 좋아져서는 루카코한테 『우―파』 쿠션을 들게 했다. 루카코는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상태가 되어 그걸 들게 되자 더욱 더 당황해하고 있었다.

린타로 : “기관”의 마수는 이 아키바에까지 닥쳐 오려 하고 있다.

- 나는 그런 루카코의 상태를 못 본 척 하고서, 들으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린타로 : 너는 이 혼돈이 소용돌이치는 취도(취미의 수도)를 지키는 수호자. 야나바야시 신사에 태어난 무녀여, 지금이야말로 그 역할을 다할 때다…! 알겠나, 루카코여. 때문에 난 항상 네게 엄격하게 대하는 것이다. 이 도시를 지킬 사명이, 네게 있기 때문에!

루카 : 그런… 건가요?

린타로 : 그렇고 말고! 후하하하!

크리스 : 그 천박한 웃음 좀 관두는 게 어때? 밖에까지 다 들린다구, 부끄러워서 원.

- 크리스게 랩에 들어오면서 그렇게 말했다. 이런 시간에 등장하다니, 자기가 무슨 회사 임원진이라도 된 줄 아는 건가.

마유리 : 크리스, 뚯뚜루―♪

린타로 : 음!? 등장하자마자 내게 건방진 소릴 하는 넌, 조수잖는가!

크리스 : 조수 아니라니까. 몇 번이나 말해야 돼. 애당초 약하고 갸냘픈 여자애를 장난감 삼아서 흥분하다니, 최악이야. 안 그래?

이타루 : 약하고 갸냘픈 여자애를 장난감으로 삼는… 다고…?

크리스 : 일일이 반응하지 마 BYONTAI.

- 그런가, 크리스티나는 루카코가 남자란 걸 모르지. 일일이 정정해 주는 것도 귀찮아서 말 안하고 있었다.

크리스 : 그건 그렇다 쳐도…

린타로 : 크리스티나여, 루카코의 전신을 아래에서 위로 훑듯이 쳐다보는 건 관두도록.

크리스 : 아, 안 했어, 그런 건…

마유리 : 크리스, 어때― 이 코스튬. 루카군한테 정말 잘 어울리지 않아―?

크리스 : 흐음, 이게 소문으로만 듣던 재패니메이션 문화 중 하나인 코스튬 플레이로구나. 정말 귀여워.

루카 : 귀, 귀, 귀엽다니, 그럴 수가…

- 루카코는 더욱더 눈물을 글썽거렸다.

크리스 : 어째서 그렇게 슬퍼하는 거야? 넌 정말 귀여우니까 좀 더 자신감을 가져.

루카 : 우우…

- 사정을 모르는 크리스한텐 악의가 없지만 루카코로선 복잡한 심경이겠지. 여기선 루카코를 위해서 화제를 바꿔 줘야겠군. 뭘 숨기랴. 난 매드사이언티스트이면서도 마음 씀씀이가 좋은 남자다.

린타로 : 쿡쿡쿡…

- 나는 손가락으로 내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린타로 : 루카코여, 너의 소망을 들어 주지.

루카 : 예…?

크리스 : 하이퍼 아크로배틱한 대화 진행이네.

린타로 : 들어라, 루카코! 사고는 구상화한다. 그리고 이 일본은 언령의 나라. 한 번 입에 담은 말에는 힘이 깃든다! 너도 드디어 오타쿠 세계의 주민이 된 지금, 확실하게 그 소망을 말로 바꿔야 한다. 그러면 이 땅의 혼돈이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에 영향을 주어, 그 소망이 이뤄질 것이다.

루카 : 엇… 제 소원, 말인가요…

- 루카코는 손을 허리 앞으로 모으고는 고개를 약간 갸웃했다. 그 뺨에는 엷게 홍조가 비쳤다. 눈동자를 적신 채로 시선을 위로 향하고서 수줍어하는 그 모습을 보면, 누구든 꽉 껴안아 주고 싶어지거나 한 대 패고 싶어지거나 어느 한 쪽 감정을 가지게 될 것이었다. 그 정도로 강한 파괴력이었다.

루카 : 저기… 들어도… 웃지 않을 건가요…?

린타로 : 부끄러워 할 건 없다. 당당하게 선언하도록!

크리스 : 그거야 세상을 혼돈에 빠뜨리겠다 같은 소릴 하는 바보에 비하면 어떤 소원이더라도 부끄럽지 않겠지.

린타로 : 거기 있는 조수! 다른 사람의 소망을 비웃다니, 품성에 문제가 있군!

마유리 : 마유시―의 소원은 말야― 맛있는 걸 배불리 먹는 것하고, 『우―파』 상품으로 랩을 가득 채우는 것하고, 루카군한테 코스튬을 입히는 거야―

린타로 : 마유리한텐 안 물어봤어.

마유리 : 싫어― 마유시―의 소원도 “쇼타 인 더 게이트”가 이뤄줬음 해―

이타루 : 잠만, 쇼타 인 더 게이트라니, 그 정도로 잘못 말하다니 최강인데. 뭔가 그런 점이 더더욱… 부, 부, 부도덕해.

- 혼자서 흥분하기 시작한 통이를 전원이 가볍게 무시. 루카코는 입가에 손을 대고서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은 『좋아하는 선배(남자)에게 벚나무 아래서 마음을 고백하는 후배(여자)』와도 같았다. 큭, 껴안아선 안 돼! 껴안아선 안 된다구!

루카 : 저… 여자가, 되고 싶어요…

크리스 : 예…?

- 너무나도 거시기한 소원에, 맨 처음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건 크리스였다. 뭐, 그거야 당연하겠지. 그러나 나 역시 의표를 찔렸기 때문에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준비해 두었던 “후하하하”가 캔슬되고 말았다.

루카 : 전, 제 얼굴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래서, 만일 여자가 되면, 조금은… 자신이, 생길까 하고… 옛날부터, 생각했어요…

- 자신이 없다, 라니. 이 자리의 누구보다도 새하얗고. 누구보다도 피부가 깨끗하고. 누구보다도 갸냘픈데. 그런 발언을 하다니. 그 이유는 잘 알겠다. 남자니까!

크리스 : 기다려, 잠깐만 기다려.

- 크리스는 자기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었다.

크리스 : 저기, 루카씨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린타로 : 쿡쿡쿡, 조수여, 아니, 크리스티나여.

크리스 : 조수도 크리스티나도 아니라고 했잖아.

린타로 : 넌 결정적인 착각을 하고 있다!

크리스 : 착각?

린타로 : 모르겠는가 크리스티나? 모르겠지. 그건 네 눈이 사념 때문에 흐려져 있기 때문인 거다!

크리스 : 무, 무슨 소리야.

린타로 : 그럼 가르쳐 주마. 넌 여기 있는 루카코를 “약하고 갸냘픈 여자애”라고 했지. 이 녀석은 여자애가 아냐. 남자다…!

크리스 : 무슨 농담이야, 그건.

린타로 : 농담이 아냐, 아카식 레코드에도 명기되어 있는, 흔들림 없이 굳건한 진실이지! 후하하하!

- 크리스는 구원을 청하듯 통이나 마유리의 얼굴을 봤지만, 두 사람 다 루카코가 남자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루카코 본인은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크리스 : …이건, 낚여도 되는 떡밥?

린타로 : 뭐?

이타루 : 엇?

크리스 : …어?

- 크리스는 깜짝 놀라 내게서 눈을 돌리고선 루카코에게 다가갔다.

크리스 : 우루시바라씨, 오카베가 하는 말이 정말이야?

루카 : 예, 예… 저, 남자에요…

크리스 : 거, 거짓말이야. 이런 귀여운 애가 남자애일 리가―

이타루 : 아니, 거꾸로야. 그렇게 말하려면 “이렇게 귀여운 애가 여자애일 리가 없어”잖아.

크리스 : 그런 뜻으로 한 소리가 아니라,

- “그런 의미”라는 건, 크리스는 “이렇게 귀여운 애가 여자애일 리가 없어”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있다는 건가. 역시 이 녀석, @채널러…

린타로 : 루카코여.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존재하면 되는 거다. 난, 우리는, 남자든지 여자든지 간에 널 부정하지 않아. 그와 동시에 너의 소망 역시, 나는, 우리는, 부정하지 않아.

이타루 : 일일이 우리, 를 붙이지 말아 줬음 하는데?

- 진상을 알게 된 크리스는 안절부절 못하며 자기 얼굴을 꼬집어 가며 검사해 보기도 하고, 손거울을 꺼내서 자기 머리를 확인하기도 했다.

린타로 : 당황하고 있구나, 크리스티나. 자기보다 훨씬 여자애 같은 남자가 있다는 게, 그렇게나 충격인 건가.

크리스 : 인정해… 나는 그녀… 가 아니라 남자인 우루시바라씨에 비하면, 말투도 험하고 태도도 나쁘고 귀엽지도 않아… 이건, 충격으로 3일은 드러누울 수준이야.

- 아무래도 진심으로 충격을 먹은 모양이었다.

마유리 : 크리스도 귀여워―♪

크리스 : 그런 위로는 됐어. 더더욱 비참해지니까.

린타로 : 자신의 결점을 반성할 수 있는 인간은 언젠가 강해지는 법. 크리스티나여, 너도 언젠가는 훌륭한 여성이 될 거다. 지금은 아직 젊을 뿐이야.

크리스 : 당신한테 설교를 들을 이유는 없는데.

린타로 : 전언 철회! 자신의 결점조차 반성하지 않으려 하다니, 그릇이 작은 녀석 같으니!

크리스 : 시끄러. 당신이 할 소리야?

루카 : 저기, 죄송해요… 제가, 이상한 소릴 해서…

- 어째서인지 꾸벅 하고 루카코가 고개를 숙였다. 그 눈은 급기야 새빨간 상태였다. 이런 가련한 소녀― 아니, 소년이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숙인 관계로, 나도 크리스도 아무 소릴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타루 : 그럼, 내가 애용하는 디카가 어딨더라…

크리스 : 느긋하게 촬영 준비 같은 거 하지 마, BYONTAI!

이타루 : 선생님, 로우 앵글러가 되고 싶어요…

- 그건 그렇고, 정말로 별 생각 없이 제안한 “루카코의 소망을 들어 주자. 단지 듣는 것 뿐이지만”이라는 행위가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이끌어 냈군. 루카코가 스스로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을 줄이야.

린타로 : 그렇지만 루카코여. 그 소망, 어디까지 진심인 거냐?

- 수단을 가리지 않을 거라면, 성전환수술을 받는다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 생각할 수 있다. 루카코 정도의 소재라면, 그 뒤엔 신주쿠 2번지의 스타가 되어 빛날 수 있겠지.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TV에 나오는 탤런트로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몰라.

루카 : 구태여 말하자면, 밤에 잠자리에 들어서, 아침에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어 있었다, 같은, 그런 거였으면 좋겠어요. 아하하, 이건 너무 꿈 같은… 이야기네요.

- 에에이, 그러니까 일일이 눈에 눈물을 머금고 수줍어하지 말라니까! 이 녀석은 한 때 유행한, 모 광고에 나오던 치와와냐!

마유리 : 하우―, 루카군, 귀여워―♪

크리스 : 소, 소 큐트…

- 크리스도 루카코에게 당해 버린 것 같았다. 더군다나 지금 루카코는 노출도가 높은 코스튬 플레이 복장을 하고 있는 중이었고, 그 공격은, 대상이 되는 모든 인간에게 모에 타격을 준다. 대상은 죽는다. 한 번 모에 타격을 당해 버리면 그것으로 끝, 어떻게 해서든 루카코의 소원을 들어 주고 싶게 되는 것이 진정 두려운 부분이다. 라곤 해도, 루카코가 말한 것 같은, 꿈꾸는 소녀와도 같은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당연히 어렵다. 그 때 크리스가 헛기침을 했다.

크리스 : 그러고 보니 들은 적이 있는데,

이타루 : 해설 대사, 떴다!

크리스 : 고기를 많이 먹으면 남자애를, 야채를 많이 먹으면 여자애를 낳을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고 해.

이타루 : 출처는? 민명서방?

크리스 : 인터넷에서 봤어.

이타루 : 그, 그렇게 맞받아칠 줄이야… 님, 꽤 하네염…

크리스 : 무, 무슨 소리야?

- 엄청나게 수상한 속설이로군.

마유리 : 헤에~ 그건 몰랐네― 그럼 마유시― 엄마도 크리스 엄마도 야채를 많이 먹은 거구나―

- 마유리만 혼자서 감탄하고 있었다.

마유리 : 마유시―는 쥬시 닭튀김 넘버 원만 먹으니까, 나중에 애를 낳으면 남자애가 되는 걸까나―? 저기 저기, 바나나는 야채에 포함되는 거라고 생각해―?

- 마유리의 심각한 고뇌는 내버려 두고,

린타로 : 그런 식이라면 수렵 생활을 하던 원시인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들은 저절로 남자만 낳게 되어, 남녀 성비 밸런스가 불균형을 이루게 되잖나. 그렇게 되었다면 인류가 여기까지 번영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조차 의심스러워지지.

크리스 : 별달리 그게 맞는 말이다, 라고 하는 건 아냐. 문득 생각난 것 뿐이야. 일일이 물고 늘어지지 마.

린타로 : 난 물고 늘어지지 않았어. 크리스티나여, 그 가설, 검증해 볼 생각은 없나?

크리스 : …무슨 소리야?

린타로 : 생각해 봐라. 우리 손에는 전화렌지(가칭)가 있잖나.

마유리 : 전화렌지? 땡 하고 타이머가 울리면, 남자앤지 여자앤지 알 수 있게 되는 거야―?

- 그럴 리가 있나.

크리스 : 아니, 아, 그런가…

- 아무래도 크리스는 감을 잡은 모양이었다. 과연 천재소녀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 하게, 받아들이는 게 빠르군.

크리스 : 우루시바라씨의 어머니가 임신 중이었던 시기로 D 메일을 보내는 거구나.

린타로 : 그렇지. 『야채를 좀 더 많이 먹어라』라는 내용으로 말야!

- D 메일이 뭔지 이해하지 못하는 루카코와, 원래부터 바보인 마유리 두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린타로 : 해 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지 않나?

크리스 : 그건…

린타로 : 지금 와서 위선을 가장하려 하진 마라, 크리스티나. 난 알고 있지. 네가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소질을 가진, 실험을 무척 좋아하는 여자애란 걸!

크리스 : 누가 실험을 무척 좋아하는 여자애야!

린타로 : 아닌가?

크리스 : …아, 아닌 건 아니지만.

- 결정되었군!

이타루 : 자, 잠깐 기다려. 그렇게 해서 혹시 실험에 성공하면 어떻게 됨?

린타로 : 어떻게 됨, 이라면?

이타루 : 그러면, 루카씨의 성별이 진짜로 바뀐다는 거잖아.

린타로 : 그게 루카코가 바라는 거잖아?

이타루 : 아니, 그렇긴 하지만… 만일 성별이 바뀐다면, 루카씨가 살아 온 16년 간의 역사가 변경되어 버리는 거 아닌가? 라는 거지. 그건 누가 책임질 거임?

린타로 : 그건…

루카 : 저기, 책임은… 제가…

- 머뭇거리며 루카코가 손을 들었다.

이타루 : 레알로 하는 소리임?

루카 : 저기, 잘 모르겠지만… 그 방법을 쓰면, 여자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그렇다면, 시험해… 보고 싶어요. 부탁드려요, 사부님.

- 꾸벅 하고 고개를 숙였다.

린타로 : 마유리, 네 의견은?

마유리 : 으음~ 루카군이 여자애가 된다면 말야, 앞으로는 루카라고 불러야 하겠네― 루카는, 마유시―의 코스튬, 입어 줄 거야?

루카 : 엣, 그거하고 이건, 이야기가…

- 어쨌든 간에, 마유리는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린타로 : 결정되었군. 그럼 루카코여, 널 랩 멤버 넘버 006에 임명하겠다.

루카 : 예…?

린타로 : 전화렌지(가칭)는 우리 랩의 최고 중요 기밀 사항이다. 그걸 사용하는 이상, 넌 랩 멤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루카 : 아, 옛. 저기, 저, 이 랩의 멤버가, 계속,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마유리 : 그래애―? 말해 줬음 됐을 텐데―

루카 : 말을 꺼낼 용기가 없어서… 그리고 저, 좀 전에도 말했지만, 기계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마유리 :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돼― 사실 말야, 마유시―도 전혀 모르거든.

- 자신만만하게 할 소리가 아냐, 마유리…

린타로 : 그럼 루카코는 지금 이 시간부터 랩 멤버가 된다. 이론 있는 사람은 없겠지?

크리스 : 예―이.

- 크리스가 손을 들었다.

크리스 : 저, 랩 멤버 넘버 004를 반납하고 싶거든요, 대신 우루시바라씨를 004로 해 주세요.

린타로 : 각하. 다른 사항은?

크리스 : ……

- 마유리와 통이는 “006이 아니라 005 아냐?”하고 물어 왔지만 완전 무시. 내 안에서는 005가 모에카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달리 의견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원 찬성이라는 것으로 봐도 되겠지.

린타로 : 그럼 루카코는 랩 멤버 넘버 006이다. 이후, 랩에 충성을 맹세하고, 랩의 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하도록.

루카 : 아, 예…! 정말로, 기뻐요.

린타로 : 그럼, 이렇게 되었으니 조속 실험을―

- 잠깐 기다려 봐… 거기서 문득 어떤 걸 깨닫고, 무심결에 머리를 감싸쥐고 말았다.

린타로 : 이런…! 루카코는 지금, 16살이었지?

루카 : 아, 예…

린타로 : 그러니까 1993년 생…

마유리 : 그래―. 마유시―하고 같은 나이입니다. 그게 왜―?

- 루카코의 어머니에게 야채를 많이 먹이게 하려면, 루카코가 태어나기 10개월 전에 메일을 보내야 한다는 거니까 D 메일을 보낸다면 1992년으로 보내야 하는 게 된다.

린타로 : 핸드폰이 일본에 보급되기 시작한 건 언제지!?

크리스 : 아…

- 크리스도 통이도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얼른 통이가 검색을 해 보자―

이타루 : 96년 정도인 모양임. 메일 기능이 일반적이 된 건 더 뒤의 일이고.

린타로 : 그러니까 루카코가 태어난 년도의 시점에서는, 핸드폰은 일반화되지 않았었단 거다. 루카코의 어머니도 가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만일 그렇다면, 메일을 받아 볼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잖아!

마유리 : 아― 그런가,

루카 : 엣…? 안 되는 건가요…?

- 표정이 흐려진 루카코를 바라보며, 나는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메일을 받아 볼 수단… 핸드폰이 아직 보급되지 않은 시대에로… 핸드폰은… 으음…

이타루 : 이렇게 된 이상, 독전파를 날릴 수 있도록 개조한다거나?

크리스 : 뭐야, 독전파라니.

이타루 : 좀 위험한 사람들이 윙윙 하며 수신하는 거 말야. 전파랄까, 맛이 간 사람? 특히 이른 봄에 자주 볼 수 있는 거 말야.

크리스 : 맛이 가 있는 건 당신 뇌 쪽이겠지.

이타루 : 좋아여― 좀 더 날 욕해 주셈―

마유리 : 그럼 그럼, 편지를 타임캡슐에 넣어서 묻는 건 어때―?

크리스 : 그건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가게 될 거야.

마유리 : 그런가― …

이타루 : 이렇게 되면 그거다! 루카씨가 번개에 맞는다던가! 그래서 성별 전환! 옛날 만화라든지 애니에서나 써먹던 수법이긴 하지만.

크리스 : D 메일을 안 쓰면 실험이라는 의미가 없잖아. 탈선하지 마.

마유리 : 그럼 크리스한테서 나이스 아이디어가 나오길, 마유시―는 기대하겠어요.

크리스 : 엇, 나? 나는… 그래, 광속의 제곱배 정도를 넘어가는 로켓을 개발하면, 그 엄청난 속도로 인해 시간이 거꾸로 간다, 든가…

이타루 : 님도 전화렌지 이야긴 안중에 없잖아염.

린타로 : 더군다나 이 천재소녀, 지금 자기 스스로 상대성 이론을 부정했어.

크리스 : 그냥 농담이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린타로 : 정말이지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도움이 안 되는군!

크리스 : 그럼 자칭 IQ 170에 잿빛 뇌세포,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인 호오인씨. 대안을 부탁드리죠.

린타로 : 흐음… 머리 한쪽 구석에서 번뜩이기 시작했다.

이타루 : “번뜩여라”의 정신이로군.

- 이 감각… 그래, 그야말로 매드사이언트스러운 천성적 번뜩임이 지금, 작렬하고 있다…!

린타로 : 떠올랐다.

- 조용히 중얼거리자, 전원의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다. 나는 싱긋 웃고서―

린타로 : 핸드폰이 없다면 삐삐로 보내면 되잖아.

- 내가 제시한, 최강급 대안 발언 이후로 약 22시간 후.

루카 : 아, 안녕하세요…

- 어제와 마찬가지로 머뭇거리며, 루카코가 랩에 찾아왔다. 나하고 눈이 마주치자 기쁜 듯 미소짓는다.

루카 : 어머니가, 삐삐를 가지고 계셨어요.

마유리 : 와아―. 다행이야― 루카군―

크리스 : 이걸로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겠어.

이타루 : 루카씨의 여자애 버전이라… 모에함 확정.

- 이미 마유리, 크리스, 통이도 대기 중이었다. D 메일을 삐삐로 보낸다. 그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어제 의논을 했으며, “아마 괜찮을 거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데이터를 보낸다는 점에서는 똑같기 때문이다. 그 다음엔 18년 전의 삐삐용 전파 기지국이 우리가 보낸 정보를 무사히 수신해 주기만 하면 된다. 이미 삐삐에 어떻게 정보를 보낼까에 대해서도 검색을 해서 조사해 두었다. 당시 삐삐는, 우선 상대 삐삐의 번호를 입력한 후에 관동 지방이라면 『*2*2』라고 입력한다. 그리고 그 뒤에 숫자를 입력하면, 상대 삐삐의 작은 액정 화면에 『*2*2』 다음의 숫자가 표시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1992년 당시의 삐삐는 숫자를 보내는 기능밖에 없었다. 발신자 표시 기능도 없었기 때문에 상대에게 이쪽 전화번호를 자동적으로 알릴 수도 없었다. 그 뒤 몇 년이 지나서 카타카나, 그 다음엔 한자라는 식으로 현재 핸드폰 메일과 그다지 다르지 않는 기능이 들어가긴 하지만. 때문에 이제부터 루카코가 보내는 D 메일― 정확히 말하자면 메일은 아니지만― 은 문자를 숫자로 변환해서 보내야 한다. 당연히 그 변환표 같은 것도 이미 모두 입수해 두었다. 검색만 하면 18년 전의 정보도 입수할 수 있는 거다. 삐삐에 대한 정보가 잘 없어서, 상당히 초조했다는 건 비밀이긴 해도.

크리스 : 우루시바라씨, 이제 과거의 어머니께 보낼 문장을, 스스로 생각해 봐.

루카 : 예…? 제가 말인가요…?

린타로 :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 스스로 길을 헤쳐 나가야겠지.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건 그걸 옆에서 도와주는 일 정도 뿐이다.

루카 : 알겠습니다…

- 우리는 루카코에게 전화렌지(가칭)의 기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보낼 수 있는 글자 수는, 반각 숫자라면 36자가 된다. 삐삐의 숫자―문자 변환표에 따르면 숫자 2개로 50음도 히라가나 1글자로 환산할 수 있다. 게다가 보낼 때에는 맨 처음에 『*2*2』라고 입력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히라가나 16글자 분량의 문장밖에 만들 수 없다. 루카코는 모든 것을 이해한 뒤, 수첩을 꺼내서 삐삐 메시지의 초안을 짜내기 시작했다. 나는 검색한 사이트를 루카코에게 보여주었다. 『삐삐 문자와 숫자의 대응에 대하여』라는 고딕체 문자가 브라우저에 떠올라 있었다.

루카 : 으음…

- 삐삐 메시지는 흔히 “2터치 입력”, “삐삐 입력”이라는 방식으로 행한다. 핸드폰 조작방법하고는 약간 달라서, 자음을 선택한 후에 모음을 입력한다. 자음은 “아카사타나하마야라와”, 모음은 “a, i, u, e, o”이다. 즉 “케”를 입력하고 싶다면 자음 “카”를 입력하기 위해 “2”를 누르고, 다음으로 모음인 “e”를 나타내는 “4”를 누른다는 식이다.

이타루 : 꽤나 귀찮은 득. 나는 그냥 『831831831』… 이라고 입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디.

마유리 : 어째서 831이야―?

이타루 : 831이면 야채(일본어 발음으로 야사이. 831도 야사이라고 읽을 수 있다)잖아 상식적으로. 야채야채야채― 하는 걸 루카씨 어머님 머릿속에 집어넣으면 되지 않을까 해서.

린타로 : 그런 메시지를 보내면 누군가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할 거다.

마유리 : 그럼 그럼―, 『29292929』라는 건 어때?

린타로 : 일단 물어는 보겠는데, 무슨 뜻이지?

마유리 : 고기고기고기고기―(일본어 발음으로 니쿠. 29도 니쿠라고 읽을 수 있다)

린타로 : 고기를 선호하게 하면 어쩌자는 거야!?

마유리 : 그게 아냐―. 그 정도로 “고기고기―”하고 연발하면, 거꾸로 고기를 보는 것조차 싫게 되어서, 야채를 먹자는 식이 될지도 모르잖아―?

이타루 : 흠좀무.

- 우리가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루카코는 문장을 완성시켰다.

루카 : 이런 내용이면 어떨까요… 『어머니야채많이먹어요』

이타루 : 너무 있는 그대로의 내용이잖음?

린타로 : 맨 처음 있는 『어머니』는 필요 없을 거다. 쓸데없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뿐이야.

루카 : 그럼… 『야채많이먹으면여자애가태어나요』

크리스 : 그건 너무 꼬는 것 같고… 게다가 글자 수가 너무 많아.

루카 : 『야채먹으면건강한애기낳아요』…

이타루 : 잠깐만 기다려. 이 변환표 대로라면 촉음도 숫자 2개로 표현해야만 하는 득. 그 문장으론 반각 4글자 분량 오버.

린타로 : 그럼 조금만 고쳐 보지. 『야채먹음건강한애기낳아』는 어때?

크리스 : 말투가 좀 거칠지 않아? 상대는 우루시바라씨의 어머니잖아? “먹음”이라는 부분이 잘 전달될까?

린타로 : 그럼 대안을 내놓아 보실까.

- 크리스는 어깨를 으쓱 하고서 잠잠해졌다. 이걸로 결정되었군.

마유리 : 그럼 얼른 입력해 보자―

- 삐삐로 보낼 경우, 숫자로 변환한 메시지도 전화번호와 마찬가지 취급이 되므로 입력은 X68000의 설정 화면에서 입력한다.

- 『*2*281311223134524040322512502137493』

- 꽤나 긴 숫자 배열이 완성되었다.

린타로 : 좋아, 준비 만전, OK다.

- 다음엔 전화렌지(가칭)를 기동시켜, 루카코가 메시지를 보내는 것뿐이다. 렌지의 타이머 설정은 “154152#”. 이걸로 1993년 1월 1일 부근으로 보내게 된다. 오차는 1~3일 정도 될까. 윤년을 계산하는 건 귀찮아서 무시했다.

루카 : ……

- 핸드폰의 결정 버튼에 올려놓은, 루카코의 가는 손가락이 떨리고 있다.

린타로 : 됐어? 기동한다?

- 시간대는 전화렌지(가칭)가 방전 현상을 일으키는 시간으로 들어갔다. 루카코는 한 번, 울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본 후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방전현상은 곧바로 발생했다. 루카코는 겁먹은 듯 한 발짝, 뒤로 물러섰지만, 곧바로 표정을 굳히고, 핸드폰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 0.456903

- 어지러움이 느껴진다.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어서, 테이블에 손을 짚고 몸을 떠받쳤다. 잠시 그러고 있으니, 이 어지러움이 천천히 사라져 간다. 거기에 호응하듯 흑백 세계에 서서히 색이 돌아왔다.

린타로 : 음…

- 또다. 마안 “리딩 슈타이너”가 발동했다. 세계는 변화했을까. 나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모에카 때하곤 달리 루카코는 여기에 있었다. 내 시선을 눈치 챈 루카코가, 부끄러운 듯이 뺨을 붉혔다.

루카 : 저기, 오카베씨,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 주세요…

린타로 : ……

- 나는 팔짱을 끼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루카코의 생김새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주로 가슴 부근, 가슴 부근, 가슴 부근이. 원래는 남자였으니 가슴이 없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만일 이게 여자로 변한 결과라 한다면, 그건 이상한 소리가 된다. 저 빨래판 수준은, 빈유 정도가 아니다. 아예 없는 거다.

린타로 : 이건… 실패인가…

- 역시 크리스가 말했던 “야채를 많이 먹으면 여자애를 낳는다”라는 소린 사이비 과학에 불과했던 것이다. 연구자 주제에 그런 소릴 믿을 줄이야, 실망했다 조수.

마유리 : 실패라니, 뭐가―?

- 루카코를 포함한 전원이 나를 보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린타로 : 뭐라니, 너희들 모두 더위라도 먹은 거냐? 지금 방금, 이 전화렌지(가칭)로―

- 라는 소릴 하다가 핫 하고 입을 다물었다. 내가 이걸 잊어버리다니. 지금까지의 실험으로도 실증이 되었잖아. “리딩 슈타이너”가 발동했다는 것은 세계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 그리고 변화 전하고는 달리 기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나 뿐이라는 것이. 즉 여기에 있는 나 말고 다른 전원이, 지금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린타로 : 으흠. 아냐, 아무 것도 아니다.

- 그 뒤에 마유리와 루카코는 점심밥을 사러 가까운 편의점으로 사이좋게 외출했다.

린타로 : 크리스티나여, 하나 물어 보고 싶은데… 루카코는…

크리스 : 이번엔 어떤 BYONTAI적인 행위를 생각하고 있길래? 당신들 BYONTAI 콤비한텐 절대 방심할 수 없겠어.

이타루 : BYONTAI 콤비가 아냐. 우리는 BYONTAI 신사 콤비다!

크리스 : 아무래도 좋아. 정말로 아무래도 좋아.

린타로 : 으음…

- 이, 이래서야 물어볼 수 없겠군. 더군다나 크리스한테 그 기억이 없다보니 더 문제야. “루카코는 여자가 되었나?” 같은 소릴 물었다간 무슨 오해를 할 지 몰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워진다. 루카코와 둘만 있게 될 때를 노려서 다시 확인해 봐야겠군. 단지 외견이 전혀 바뀌지 않은 걸 보면, 성별 변경은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하면 방금 루카코에게 보낸 D 메일로는 도대체 어떤 것이 변화한 걸까? 모에카 때에도 그랬다. 예상한 결과하고는 다른 일이 벌어졌다. 우리가 직접 컨트롤할 수 없다는 건 문제로군…

게임/슈타인즈_게이트/04장_3.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1/07/03 03:00 저자 LeD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