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도구

사이트 도구


게임:슈타인즈_게이트:04장_7

4장 : 몽환의 호메오스테이시스 (7)

린타로 : 이제부터 작전명 『엘드흐림니르』의 개요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 내 앞에는 랩멤버인 마유리, 크리스, 루카코가 있었다. 페이리스와 모에카는 지금 바쁜 듯, 연락이 되지 않았다. 통이는 메일로 “오늘은 딴 일이 있어서 빠짐” 같은 건방진 소릴 했다. 루카코가 내 호출을 거부하는 경우도 각오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와 주었다는 건 일단 예의 변태 치한 행위를 용서해 준 것으로 생각해도 될 듯 했다.

린타로 : 너희는 이제부터 파티를 준비하기 위한 쇼핑을 해 주길 바란다.

- 내가 어제 스즈하에게 들은 이야기는 이미 랩멤버들에게 설명하였다.

크리스 : 당신은 뭘 할 건데?

린타로 : 나 말이냐? 난 이제부터 그 알바 전사를 미행하여, 상황을 수시로 보고―

크리스 : 그만둬, 악취미니까. 부모 자식 간의 일에 끼어들지 마.

린타로 : 크크크, 일일이 참견하지 마라, 크리스티나. 넌 인간의 심리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군. 인간이란 건, 그렇게 일축당하게 되면 오기로라도 의지를 관쳘하려 하게 되지!

크리스 : 것 참 독선적이네.

린타로: 애당초 크리스티나, 너하고 알바 전사는 대립하고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신경을 써 주다니. 그야말로 위선적이군!

크리스 : 당신 행동이 완전히 인간 말종인 거잖아.

마유리 : 맞아― 방해하는 건 좋지 않아―

- 마유리는 작전 회의 중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코스튬을 만들고 있었다. 루카코가 입어줄지 어떨지 확실하지도 않은데, 것 참 열심이로군.

마유리 : 그보다 말야,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따스~하게 맞이해 주자― 그걸 위해서라도, 마유시―는 열심히 쇼핑을 할 거예요.

루카 : 그렇지만 저기, 전, 그 스즈하씨라는 사람하고 만난 적이 없는데요…

마유리 : 스즈씨는 말야, 무척 좋은 사람이니까 루카도 금방 사이가 좋아질 거야―

크리스 : 좋은 사람, 이라…

린타로 : 어쨌든 난 이제부터 미행을―

크리스 : 그러니까 안 된다고 했잖아!

린타로 : 큭, 조수 주제에 날 가르치려 들지 마라…!

- 결국 미행 허가는 내려지지 않았다.

크리스 : 도망치면 가만 두지 않겠어.

- 나도 쇼핑에 참가하게 되었을뿐만 아니라, 크리스하고 파티를 짜게 되었기 때문에 몰래 도망칠 수조차 없었다. 이 노옴… 크리스 녀석, 최근 점점 반장 역할이 능숙해지는 것 같다. 이대로 가면 랩 주도권을 이 녀석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 문득 깨달았다. 설마 스즈하는 이걸 충고하고 싶었던 건가? …그럴 리는 없나. 그럼, 머릿속을 전환하자. 오늘 있을 “최후의 만찬”인 『엘드흐림니르』 작전에 대해서 생각하는 거다. “최후의 만찬”은 즉, 스즈하 환영 파티다. 참고로 아버지와 재회했을 경우엔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축하해 줄 셈이다. 즉 토쿄에서 있을 최후의 만찬이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만일 아버지하고 재회하지 못했을 땐, 그대로 스즈하를 구속해서 실험대에 올린다. D 메일 실험 데이터를 얻기 위해 희생양이 되어 줘야겠지. D 메일에 의해 과거가 변경될 것이기 때문에 “변경 전 최후의 만찬”이 된다. 랩의 예산― 그 대부분은 내 용돈― 은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지만 가끔씩은 이런 파티를 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같은 뻔뻔한 바람은 없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그것이야말로 매드사이언티스트로서의 긍지라 하겠다. 크크크, 절망에 빠져서 울음을 터뜨리는 스즈하의 표정이 눈에 선하군!

크리스 : 어라? 저기 있는 건…

- 크리스가 가리킨 장소― 요도바시의 입구에서 통이가 나오는 게 보였다.

린타로 : 찾았다, 통이!

이타루 : 엇? 앗―

- 도망치려고 하는 걸, 옷깃을 잡아서 저지했다.

린타로 : 너 말야, 내 소집에 응하지 않다니, 무슨 생각이냐.

이타루 : 그러니까 일이 있다고 했잖아…

린타로 : 일이라니?

이타루 : 번개…

린타로 : 헛짓거리군.

이타루 : 아니, 내 얘기 좀 들어 봐―

린타로 : 번개하고, 랩멤버 걸즈가 손수 만든 요리를 먹을 수 있는 파티. 넌 어느 쪽을 선택할 거냐?

이타루 : 손수 만들… 었다고…? 하,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디. 거기 페이리스땅이 있나여?

- 크리스가 대답하려는 것을 제지하고서 난 통이에게 속삭였다.

린타로 : 물론이지. 페이리스도 랩멤버니까. 크크크.

이타루 : 젠장―! 어째서 겹친 거야! 적어도 내일 하면…

린타로 : 어쩔 거냐? 결단할 때다. 너 자신이 선택해라.

이타루 : 페이리스땅이 손수 만든 요리를 먹고 싶어요…

린타로 : 번개를 포기하면 거기서 시합 종료야.

이타루 : 포기하겠어. 난 번개를 포기하겠어어어!

- 통이는 순식간에 함락되었다.

- 랩에 돌아오자 이미 마유리와 루카코가 부엌에서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마유리 : 어라라, 통이가 있네―?

이타루 : 페이리스땅은? 페이리스땅은 어디에?

크리스 : 하시다. 당신 속았어.

마유리 : 페리스는 말야, 못 온다고 했는데―

이타루 : 뭐, 정말!? 어이 오카린!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몰래카메라 정도가 아니잖아!

린타로 : 다음 기회가 오면 이야기해 두도록 하지.

이타루 : 웃기지 마― 모처럼 있었던 타임머신 번개였는데…

크리스 : 타임머신 번개? 뭐야 그게?

이타루 : 내가 자주 보러 가는 SF 관계의 BBS가 있어. 거기 번개야. 프로 작가도 올 예정이었는데. 난 오카린을 용서치 않겠어. 절대로.

린타로 : 큭, 어째서 먼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은 거냐. 그런 번개가 있었다면 나도 갔을 텐데…!

- 거기서 문득 묘한 냄새가 느껴졌다.

린타로 :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크리스 : 이상한 냄새?

린타로 : 전원을 문어발로 너무 연결한 나머지 어딘가 합선된 거 아냐?

루카 : 죄, 죄송합니다…

- 왠지 몰라도 루카코가 사죄했다.

루카 : 아마, 마유리가 만들고 있는 요리의 냄새… 라고 생각해요…

- 뭐… 라고…? 이게 요리 냄새란 건가?

크리스 : 나도 도울게.

루카 : 그럼 달걀을 데워서―

크리스 : 흠. 전화렌지를 쓸까?

루카 : 아, 안 돼요! 날계란을 렌지에 넣으면 폭발해요…!

크리스 : 도어를 떼어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마유리 : 따, 따, 따따땅, 땅, 따, 따, 땅…

루카 : 마, 마유리, 그렇게 들고 있으면 위험해…!

- 뭐지, 이 혼돈의 카오스인 공간은. 나는 통이와 서로 마주보았다.

린타로 : 우리도 도와야 하는 걸까. 그보다 저 걸즈를 부엌에서 몰아내야 하는 거 아닐까?

이타루 : 결과는 마찬가지 아님?

린타로 : 현기증이 나는군. 이 현실을 변경하고 싶은 기분이야.

이타루 : 격하게 동의. 오카린, 이 원한, 결단코 잊지 않으리…

린타로 : 정말로, 미안하다, 고 생각해… 하지만 통이. 나와 함께 죽어 줘…

이타루 : 보험 삼아서 피자를 주문해 둘게.

- 안 돼… 안 되겠어. 가슴 속에서 잿빛 공기가 몇 배, 몇 배, 몇 배로 부풀어 오른다. 걸즈의 삼위일체 공격에 의해, 앞으로 1시간 이내에 이 랩에는 페이즈 5 이상의 판데믹 선언이 발령될 거다…!

-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내 귀에 가져다 댔다.

린타로 : …나다. 아무래도 사신의 봉인을 풀어 버린 것 같다. 만일 한 시간 이내에 연락이 없다면, 부모님께 사랑하고 있다고… 전해 줘.

이타루 : 오카린, 그거 사망 플래그…

린타로 : 이것이 슈타인즈 게이트(운명석의 문)의 선택인 건가… 엘 프사이 콩그루.

- ―태풍이 지나고.

이타루 : 후아아아~

마유리 : ……

크리스 : ……

루카 : ……

린타로 : …늦는군.

- 이미 해는 저물었다. 테이블에 차려진― 겉보기에는 모조리 미묘한― 요리들도 모두 다 식어 버렸다. 핸드폰을 열어서 현재 시각을 확인한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여고생 트리오를 슬슬 돌려보내야 한다. 스즈하는 무사히 아버지하고 만났을까. 부자 간에 오랜만에 재회했으니, 쌓인 이야기라도 하고 있을지 모른다.

- 받은 메일함
날짜 8/9
from 알바전사
sub 미안
안녕

린타로 : …!

- 스즈하한테서 온 메일에는, 단지 그 두 글자만이 적혀 있었다. 이 녀석, 그렇다는 건 아버지하고 못 만난 건가…! 그리고 혼자서 쓸쓸히 여기서 떠날 모양이로군!?

린타로 : 그런 건 이 호오인 쿄마가 용서할 수 없다…! 그 녀석은 실험 대상이니까 말야!

- 난 랩에서 뛰쳐나왔다.

- 스즈하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일단 역 앞에 올 수밖에 없었다. 이 거리에서 떠날 거라면 공공 교통 기관을 쓸 것이기 때문이다. 히비야선을 쓴다면 놓칠 테지만… 토쿄역이나 우에노역으로 간다면 틀림없이 여길 지나갈 거다. 인파가 줄어들고 있는 아키바 역 주변을, 난 꼼꼼히 둘러보았다. 어디냐. 어디 있지…?

- 30분 정도, 그렇게 역으로 빨려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쫓고 있을 때였다.

린타로 : …!

- 문득 시선이 한 점에 고정되었다. 중앙 거리 쪽에서 걸어오고 있는 그림자 하나.

- 그건 고개를 떨구고서 터벅터벅 걷고 있는 스즈하였다. 잘 보니, 계속해서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고 있었다. 울고 있는 건가… 스즈하와 함께 움직이는 사람은 없는 모양이었다. 역시 아버지하고 만나지 못한 듯 했다.

린타로 : 거기 알바 전사!

- 달려가며 부르자, 스즈하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퉁퉁 부은 얼굴이 드러났다. 시선이 교차했다― 아니, 교차하지는 않았다. 스즈하는 빙글 하고 돌아서, 내게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린타로 : 기다려!

- 주위에서 쏟아지는 수상하다는 듯한 시선을 느끼며, 난 스즈하를 쫓았다.

- 놓쳤다―

- 젠장―

- 도대체 어디로―

- 랄까―

- 어째서 난 이렇게 필사적으로 뛰어다니고 있는 거지―

- 동물은, 도망치는 것을 쫓는 습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인 건가? 바보 같은 소리. 난 야생의 맹수가 아니라구…! 스즈하가 도망친다면, 그냥 내버려 둬야 하는 거 아닌가? 애당초 그렇게 잘 알고 지내는 사이도 아닌데.

스즈하 : …너 말야, 좋은 녀석이구나. 뭐랄까, 약간이지만… 마음이 편해졌어.

- 하지만 스즈하는 이 아키바에서 외톨이로 있었다. 아버지에 대해서 밝힌 것도 나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걸 들은 이상은― 날 믿고 의지한 이상은― 난, 적어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린타로 : …!?

- 방금 스즈하 같은 뒷모습을 본 것 같은데…? 하지만 여기서 내게 한계가 왔다. 역 앞까지 뛰어 온 탓에 산소 부족 상태가 되어 걸음을 멈추었다. 무릎에 손을 짚고, 헉헉거리며 호흡을 반복한다. 호흡이 불규칙적으로 튀어나오고 있다. 폐부가 뜨겁다. 옆구리가 욱신욱신거린다. 결과적으로 역을 중심으로 하여 거의 한 바퀴를 돌았지만 스즈하는 결국 찾지 못했다. 이것도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인 걸까. 숨을 내뱉으며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변함없이 라디오 회관 벽에 인공위성이 쳐박혀 있었다. 난 이마의 땀을 닦고서, 그 자리에서 발걸음을 돌려 랩으로 돌아갔다.

마유리 : 오카린, 스즈씨하고 만났어―?

- 랩에는 아직 모두 다 남아 있었다.

린타로 : 이제 늦었으니 모두 돌아가도록.

루카 : 그렇지만…

크리스 : 결국 어떻게 되었어?

이타루 : 그래. 혼자 납득하고 있지 마.

린타로 : 스즈하는 도망쳤어… 아무래도 아버지하곤 만나지 못한 모양이야.

마유리 : 그래…

-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모두 다 침통한 표정으로 말이 없어졌다.

린타로 : 큭, 크크크…

- 나는 견딜 수가 없다는 듯 웃었다.

린타로 : 크크크, 후하하하!

루카 : 오, 오카베씨…? 왜 그러시죠? 괜찮으세요?

크리스 : 너무 달린 탓에 뇌에 산소가 부족한 거 아냐?

이타루 : 오카린… 기분 나쁨여.

린타로 : 크크, 아니, 너희가 풀죽어 있는 게 걸작이라서 말이지…! 이놈이고 저놈이고, 뭘 그렇게 풀죽어 있나. 이럴 때를 위해서, 우리에게 “그것”이 있잖나!

- 팍 하고, 커튼이 쳐져 있는 개발실 쪽을 가리켰다.

크리스 : D 메일을 쓸 거야?

이타루 : 그치만 말야, 이 시간엔 전화렌지의 방전 현상이 안 일어날 텐데?

린타로 : 일어나지 않는다면 내일 보내면 되지.

- D 메일은 시간을 뛰어넘는다. 보낸 시간은 관계없다. 받는 시간이 중요한 거다.

마유리 : 누구한테, 뭐라고 보낼 거야―?

린타로 : 오늘 낮의 나 자신한테. 내용은―

- 나는 승리를 확신하고서 싱긋 웃었다.

린타로 : “크리스티나의 협박에 굴하지 말고, 오기로라도 알바 전사를 미행하라”

- 그렇게 하면 놓치지 않고 신병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때야말로 스즈하를 피실험자로 해서 실험을 감행하는 거다…!

- 문득 빗소리가 들렸다. 창 밖을 보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 결국 그 날은 통이가 말한 대로 방전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서, D 메일도 보내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도 굵어져서, 결국은 격렬한 뇌우가 되었다.

- 다음날. 심야의 비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하늘은 맑게 개였다. 나는 창문을 통해서 아래층 브라운관 공방의 상황을 계속 보고 있었지만, 한낮이 되도록 스즈하는 역시나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쯤 아키바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가 버린 걸까. 크크크, 얕보지 말라구, 알바 전사. 넌 라그라로크(최종성전)에서 내 부하가 되어서 싸워 줘야 한다. 멋대로 행동하면 안 되지. 12시가 됨과 동시에 나는 전화렌지(가칭)를 작동시켰다. 보내는 곳은 어제 16시 전후의 내 핸드폰이다.

- 보내는 메일함
To 전화렌지(가칭)
sub
크리스의 협박에 굴하지 말고 스즈하를 미행하라!

- 방전 현상은 문제 없이 발생했다. 바닥이 격렬하게 흔들린다. 나는 어지러움에 눈을 찡그리며, 메일을 보냈다―

0.337187

- 뇌수가 격렬하게 흔들리며, 시야가 깜빡인다. 그것도 금방 지나가고, 내 몸에 체온이 느껴지고, 맥박과 고동이 들려온다.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지금 또다시 “리딩 슈타이너”가 발동했다. 때문에 난 확신한다. 스즈하의 확보에 성공했다는 걸.

- 나는 서둘러 계단을 달려 내려갔다.

- 빌딩 앞. 나는 거기서 있어야 할 것이 있다는 걸 확인한다. 번쩍번쩍하게 닦여진 MTB. 그리고 그 자전거 옆의 벤치에 앉아서, 눈부신 듯이 여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아마네 스즈하의 모습.

린타로 : …안녕한가, 알바 전사.

- 되도록 침착하게, 나는 말을 걸었다.

스즈하 : 안녕―

- 그, 무척이나 긴장감 없는, 여느 때나 다름없는 인사.

린타로 : 땡땡이 치는 중인가?

스즈하 : 어차피 손님도 없고. 그리고 어젯밤엔 한밤중까지 위에서 난리였으니까. 나도 많이 졸려.

린타로 : 한밤중까지 난리였다고…? 누가?

스즈하 : 오카베 린타로 말야, 어제 술 먹었던가? 술주정이나 하고 말야. 미성년자니까 그러면 안 돼.

- 스즈하를 잡아 두지 못했던 세계선에서, 잡아 두는 데 성공한 세계선으로 분기한 결과, 어제 있었던 일이 변경되었다.

린타로 : 우리는 어젯밤, 네가 아버지하고 만나지 못했으니까 실험 대상으로 삼기 위한 “최후의 만찬”을 열었다. 그렇지?

스즈하 : 아하하, 그래 맞아. 어제도 너, 그렇게 말했지. 어제는 날 신경 써 줘서, 땡큐―

린타로 : …그게 잘 기억나지 않는데, 난 도대체 어떻게 해서 널 확보했지?

스즈하 : 설마 정말로 어제 술 마셨어?

린타로 : 그건 됐으니까 이야기해 줘.

스즈하 : 그러니까, 내가 타임머신 번개에서 돌아가려고 할 때―

린타로 : 자, 잠깐 기다려. 타임머신 번개!?

스즈하 : 응.

- 그건 통이도 나가려 했었던 번개 모임이었지…

린타로 : 그게 아버지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장소였던 건가.

스즈하 : 그렇다고 어제 설명했잖아.

린타로 : 그래서, 돌아가려고 할 때?

스즈하 : 갑자기 너하고 하시다 이타루, 그리고 시이나 마유리가 나타나선― 전 랩으로 연행되었습니다. 끝.

- 즉 미행 작전은 잘 수행되었다는 거로군. 너무나도 잘 돌아간 결과에, 난 빙긋이 웃었다.

스즈하 : 어젠 참 즐거웠어.

- 다시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스즈하는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듯 중얼거렸다.

스즈하 : 마키세 크리스만 없었다면 더 즐거웠을 텐데. 그 녀석이 만든 애플파이는 살인적으로 맛이 없었고.

린타로 : ……

스즈하 : 그치만 우루시바라 루카의 카레는 최고였어. 너희 랩, 그러니까, 동호회 같은 거던가? 그런 거 말야, 뭐랄까 맘에 들어. 모두 사이 좋고, 항상 즐거워 보이고… 그렇게 기분 좋은 시간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어.

- 흐음. 스즈하는 꽤나 어두운 청춘 시대를 보낸 모양이로군. 혹시나 왕따를 당했다던가 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건 아버지의 증발하고 관련이 있는 걸까.

린타로 : 알바 전사여. 약속대로 넌 실험 대상이 되어 줘야겠다.

스즈하 : …그치만 말야,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난 아버지의 메일 주소를 모르거든.

린타로 : 그러면 실험은 언젠가 알게 될 때까지 연기한다. 참고로 실험에 사용하는 전화렌지(가칭)는 우리 랩의 최고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외부에 정보를 누설하지 않도록, 너도 랩멤버가 되어 줘야겠다.

스즈하 : 랩멤버?

린타로 : 래보래토리 멤버를 줄인 말이다. 이 랩멤버 넘버를 받은 인간은 바꿔 말하면 랩 소속원이 되는 거다.

스즈하 : …괜찮아?

린타로 : 싫다고 해도 되어 줘야 겠어. 넌 오늘부터 랩멤버 넘버 008이다!

- 강압적으로 그렇게 고하자, 스즈하는 앉은 채로 고개를 떨궜다. 한 번 코를 훌쩍이고선, 그리고 고개를 들자 거기엔 웃는 표정이 있었다.

스즈하 : 어쩔 수 없네, 실험대에 올라 줄게.

린타로 : …아직 돌아갈 건 아니지?

스즈하 : 응. 조금 더 힘내서 아버지를 수색해 볼래.

린타로 : 넌 오늘부터 랩멤버야.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도 돕도록 하겠어. 그러면, 아버지에 대해서 뭔가 단서는 없나?

- 스즈하는 조금 주저하더니―

- 일어서서는, 날 바라보고서,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스즈하 : 우리 아버진, 『티토』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

린타로 : 뭐, 티토라니, 그 티토인 거냐!?

스즈하 : 알고 있어? 혹시나 지금은 다른 암호명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 물론 알고 있고말고, 몇 주 전부터 @채널에 강림해 있잖나! 난 핸드폰으로 @채널의 해당 스레드를 찾아서 그걸 스즈하에게 보여주었다.

린타로 : 보라구! 존 티토라는 인물이 글을 쓰고 있잖아!?

- 스즈하는 가만히 화면을 들여다 보았다.

린타로 : 이걸로 수수께끼는 풀렸다! 네 아버지는 @채널에 있어!

스즈하 : 아아, 으음, 진짜네…

린타로 : …뭐야, 어이. 그 담백한 반응은.

스즈하 : 그게… 이 사람은, 아니야.

린타로 : 어떻게 아는 거지? 넌 지금 아버지가 티토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고 했잖아!?

스즈하 : 난 알아. 어쨌든 이 티토는 아버지가 아냐.

- 무언가 숨기고 있는 듯한 말투. 마치 존 티토가 실제로 누구인지를 아는 듯한― 내 마음 속 의문에 대답하듯, 스즈하는 말을 이어나갔다.

스즈하 : 존, 이 아냐. 우리 아버지가 쓰던 이름은―

스즈하 : 배럴 티토라고 해.

게임/슈타인즈_게이트/04장_7.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1/07/03 03:02 저자 LeDman